경기도는 지난 2019년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유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투자 유치를 담당했던 공무원이 발표 반년 전에 부근 땅 5억 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공무원은 얼마 지나지 않아 퇴직했고, 땅값은 5배 뛰었습니다.
김다연 기자입니다.
[기자]
옹기종기 자리 잡은 도로변 주택가에 빈집 세 채가 나란히 놓였습니다.
흘러내릴 듯한 지붕 아래 바싹 마른 넝쿨이 대문을 감쌌습니다.
평상 위에는 먼지 쌓인 화분과 기와가 놓여있고 바닥은 군데군데 무너져내렸습니다.
주위 나무는 아무렇게나 자라 말라비틀어졌습니다.
그야말로 폐가를 연상케 합니다.
지난 2018년 8월, 경기도 투자진흥과 간부였던 A 씨가 가족회사 명의로 네 필지를 대출을 끼고 5억여 원에 매입했습니다.
A 씨는 9개월 뒤 퇴직했는데, 아내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에서 감사직을 맡고 있습니다.
[부근 주민 : 우리보다 젊고 부부가 왔더라고…. 커피숍을 짓고 뭐 커피 그런 걸 한다고 그러는 거 같더라고….]
2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엔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가 있습니다.
A 씨가 소유권 이전을 완료한 시점은 클러스터 유치가 공식화되기 넉 달 전.
해당 토지는 정해진 보상가만 받고 나오는 개발예정지에서 살짝 빗겨 나와 부동산 업계는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평가했습니다.
지금 시세는 매입 당시보다 다섯 배까지 뛰어올랐습니다.
3년도 안 돼 차익 20억 원을 챙긴 셈입니다.
[부동산 관계자 : 지금 시세로 보면 (평당) 250만 원 정도? 지금 여기가 보상 수용되는 곳 바깥이에요. 수용 경계 외 지역이기 때문에….]
경기도는 SK건설의 투자 동향 보고를 받았던 지난 2018년 1월에 A 씨가 개발도면을 미리 인지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공무상 얻은 비밀을 이용해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고 A 씨를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또 A 씨가 맡았던 다른 개발사업과 함께 투자유치를 담당했던 전·현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투기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YTN 김다연[kimdy081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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