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말레이시아와 단교하고 공관까지 철수한 계기가 됐죠,
말레이시아에서 체포돼 미국으로 인도된 북한 사업가가 FBI에 구금됐습니다.
유주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FBI가 말레이시아에서 체포돼 인도된 50대 북한 사업가 문철명 씨를 구금했습니다.
문 씨는 유엔 제재를 어기고 돈세탁은 물론 술, 시계 등 사치품을 북한에 넘긴 혐의로 미국에 인도된 첫 북한인입니다.
문 씨는 2년 전 체포 당시 '정치적 목적'이라며 반발했고 혐의도 부인해왔습니다.
[자깃 싱 / 문철명 씨 변호인(2019년 9월)]
"완전히 정치적이며, 북한은 (문 씨의 체포에 대해) 매우 분노하고 동요하고 있습니다."
문 씨의 미국행에 북한은 말레이시아와 단교하고 대사관 짐도 뺐습니다.
평양으로 가는 직항편이 없어 외교관과 가족 등 30여 명은 상하이로 향했습니다.
[김유성 /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
"이번 사건은 미국의 극악무도한 정책으로 만들어진 반북 음모의 산물입니다."
말레이시아 대사관 철수로 북한의 재외공관 수는 53곳에 불과합니다.
우리나라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남아 있는 북한 외교관들의 궁핍한 생활도 류현우 전 대사대리 증언을 통해 공개된 바 있습니다.
[류현우 / 전 북한 대사대리]
"불법장사를 하게 돼 있습니다. 아프리카 나라들에서는 대체로 코뿔소 뿔, 상아 그다음 미주 쪽에서는 여송연(시가)…"
그나마 사정이 좋았던 독일 베를린 주재 북한 대사관.
5층짜리 소유 건물을 숙박시설로 임대해주고 자금을 충당해왔지만, 이 시설도 대북제재 위반 혐의로 지난해 문을 닫았습니다.
외국 공관들의 북한 탈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은 코로나19로 봉쇄된 북한을 떠나 철길수레를 직접 끌고 양국 국경을 건넜습니다.
채널A 뉴스 유주은입니다.
유주은 기자 grace@donga.com
영상편집 : 이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