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화를 국내전화인 척 둔갑시키는 ‘사설중계기’가 전화금융사기, 보이스피싱 통로가 되고 있습니다.
단순 아르바이트인 척, 가담자를 모집했지만 수상한 것같으면 반드시 신고해야 합니다.
모르는 척 발을 들였다가는 처벌될 수도 있습니다.
서채리 기자입니다.
[리포트]
방문을 열자 의자 위에 전자기기가 놓여 있습니다.
안테나가 여러 개 달린 검은색 기계 옆에는 장치가 잘 작동하는지 감시하는 카메라도 있습니다.
[현장음]
"여기 있잖아. 카메라도 있네. 딱 맞잖아. (카메라 있네, 카메라)"
검은색 기계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사용된 '사설 중계기'입니다.
해외 인터넷 전화번호를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 전화번호로 바꿔주는 장치입니다.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계감을 없애기 위해 국내 전화번호로 바꾸는 겁니다.
이 중계기를 운영한 보이스피싱 조직은 재택 아르바이트나 온라인 부업이라는 내용의 구인 광고를 내고 중계기를 설치할 인력을 모았습니다.
기계만 설치하면 매월 15만 원에서 20만 원을 준다는 말에 범죄에 가담하게 된 사람들이 많습니다.
[심무송 /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 금융1계장]
"중계기를 설치하신 분들이 재택 아르바이트라든지, 공실(빈방)을 임차해주면서 설치에 관여하게 된 경우들이 상당수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3만 1천여 건, 하루 피해액만 19억 원에 이릅니다.
경찰은 지난달 중순부터 약 한 달간 집중 단속에 나서 전국 52곳에서 사설중계기 161대를 적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중계기 설치에 관여한 13명을 검거했고, 기계 관리와 현금수거책 역할을 한 1명을 구속했습니다.
경찰은 단순 아르바이트인 줄 알고 중계기를 설치했다가는 범죄에 연루될 수 있다며 의심되는 경우 신고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채널A 뉴스 서채리입니다.
seochaeri@donga.com
영상편집: 이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