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일치된 대북 조율"에도 시각차 확인...후속 협의 박차 / YTN

2021-03-19 3

5년 만에 열린 한미 외교·국방 장관회의에서 양측은 '일치된 대북 조율'을 강조했지만 여전히 시각차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미 양국은 처음으로 외교 국장급 협의체를 가동하는 등 후속 협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입장 차를 원만히 조율해 갈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황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미 외교·국방장관 2+2 회의 공동 기자회견장.

시작 시간을 훌쩍 넘겼는데도 주인공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한 시간 반으로 예정한 회의가 더 길어진 겁니다.

20분가량 뒤늦게 나타난 장관들은 마이크 앞에서도 사뭇 다른 목소리를 냈습니다.

[정의용 / 외교부 장관 : 북미 간 비핵화를 위한 협상이 조속히 재개되길 희망합니다.]

[토니 블링컨 / 미국 국무장관 : 북한 주민들은 압제적인 정권 아래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인권 유린을 당하고 있습니다.]

또 문재인·트럼프 정부의 성과로 볼 수 있는 '싱가포르 합의'에 대해 우리 정부는 계승 입장을 드러낸 반면 미국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대북 압박을 거론했습니다.

[토니 블링컨 / 미국 국무장관 : 바이든 행정부는 긴밀한 협의를 통해 몇 주 내로 대북 정책 검토를 끝낼 계획입니다. 이 과정에서 압박 옵션과 외교적 옵션의 가능성도 검토할 것입니다.]

공동 성명에는 일치된 대북 조율을 명시하며 큰 틀에서 합의된 모양새는 갖췄지만 이견이 적잖이 포착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신범철 /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 정의용 외교장관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이야기했고, 그런데 블링컨 국무장관은 평화 프로세스 이야기 없이 북한 인권 문제, 주민들의 삶 문제까지도 문제제기를 했던 거죠. 이 간극이 적지 않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 중시'를 전면에 내세우고, 대북 정책에 대한 우리 정부 의견을 중시하겠다고 거듭 밝힌 점은 긍정적입니다.

양국은 새로운 국장급 협의체인 '한미 양자 정책 대화'를 비롯해 잇따라 당국 간 협의를 갖고 후속 조율에 착수했습니다.

[성 김 /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 : 포괄적인 대북 정책 검토를 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의견을 매우 중시하고 있습니다.]

이르면 내달 있을 미국의 새 대북정책 발표까지 한반도 정세 전환을 꾀하는 우리 정부의 물밑 행보도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YTN 황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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