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과림동 땅 전수조사…한 필지에 119명 쪼개기도

2021-03-12 13



국가가 개발하겠다고 검토만 해도 전국 어디든 땅 투기가 기승을 부리는 모양새인데요.

그래서 전국 지방자치단체, 저마다 공직자들 전수조사 하겠다고 나서긴 했는데, 밝혀내기가 쉽진 않습니다.

저희가, LH 직원이 샀다는 시흥시 과림동 토지를 전수조사 해봤는데요.

이른바, 수십 명이 지분을 나눠서 땅을 사는 쪼개기 투기가 만연해있었습니다.

119명이 나눠서 소유한 땅도 있어습니다.

권갑구 기자의 현장 취재입니다.

[리포트]
경기 시흥시 과림동의 도로.

개발제한 구역이라는 표시가 있고, 도로 주변에는 건축폐기물이 버려져 있습니다.

[권갑구 / 기자]
"제 뒤로 야산이 보이는데요, 1천454제곱미터, 440평 규모의 야산을 21명이 쪼개서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쪼개다보니 33제곱미터, 10평 가량되는 작은 면적을 소유한 사람도 있습니다.

법인이 5년 전에 사들인 뒤 토지를 나눠서 판 겁니다.

[해당 토지 거래 공인중개사]
"(토지) 수용 전에 기획 부동산에서 작업한 거에요. 기획 부동산에서 사가지고 지분 쪼개기 한 것 같더라고요."

정부 합동조사단에서 쪼개기 수법이 발견됐다고 밝힌 시흥시 과림동 필지 5천731건의 소유주를 모두 살펴봤습니다.

소유주가 10명 이상인 곳을 기준으로 추려봤더니 10곳이 확인됐습니다.

10곳 모두 딱히 용도가 없는 야산이였습니다.

1만 1천200제곱미터 면적의 토지를 119명이 나눠 소유한 곳도 있습니다.

토지를 이렇게 쪼개서 사는 건 소액으로 개발 이익을 얻으려는 투기 수법 중의 하나입니다.

신도시나 각종 산업단지로 개발될 경우 몇 백 만원만 투자하고도 토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겁니다.

[조장형/토지 전문 행정사]
"공유로 사는건 큰돈이 안들어가니까, (토지 보상이 되면) 그 지분대로 보상금이 나가요."

취재진이 확인한 10곳의 땅 소유주 중에는 LH 직원과 이름이 같은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채널A 뉴스 권갑구입니다.

nine@donga.com
영상취재: 강철규 박찬기
영상편집: 정다은

Free Traffic Exch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