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학대 끝에 숨진 인천의 10살 여자아이가 영양실조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1차 부검 소견이 나왔습니다.
학대로 아이가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는 20대 부부의 진술을 확보한 경찰은 혐의를 살인죄로 변경했습니다.
정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일 인천의 운남동 빌라에서 학대 끝에 숨진 10살 여아.
지난해 내내 학교도 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고, 사망 당시 몸무게는 15kg 안팎, 5~6살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부검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아이가 영양 불균형으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을 내놓았습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 : 손 상흔이라고 표현도 했는데요, 멍들어 있는 상황을 얘기하는 거거든요. 외상도 있었죠.]
경찰 조사에서 20대 계부와 친모는 그동안 아이를 때리고 학대하면서 죽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아동학대 치사 혐의 대신 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부부가 아이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판단한 겁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 : 때리면서 세게 때리고 하니까 이러면 애가 잘못될 수 있겠다 이 정도 생각이 들었다는 거예요.]
앞서 계부는 지난해 11월부터 훈육 차원에서 딸을 옷걸이로 수차례 때렸다고 인정했고,
그동안 학대를 부인했던 친모도 폭행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숨진 당일에는 힘이 너무 없어 보여 때리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영양 결핍에 대해서는 밥을 주지 않은 게 아니라 딸이 먹지 않은 거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 : 자기네들은 주려고 하고 주긴 줬다, 근데 애가 안 먹는 걸 어쩌냐 그런 거에요.]
경찰은 숨진 아이보다 1살 많은 오빠도 학대당했는지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심리치료를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YTN 정현우[junghw504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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