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 만에 요양병원 면회 재개…“엄마, 보고 싶었어”

2021-03-09 1



지난 설 명절, 수개월 만에 겨우 만난 부모와 자녀의 모습이 마음을 울렸죠.

긴 시간 생이별을 한 요양병원 가족들, 오늘부터는 정부 지침에 따라 면회를 할 수 있습니다.

첫 날 모습을 김단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양손 가득 짐을 들고 요양병원을 찾은 이정주 씨.

두꺼운 유리벽 너머로나마 아흔 여섯 노모의 모습을 확인하자, 마음이 놓입니다.

[현장음]
“엄마, 엄마 보고 싶었어. 들어오라고, 나?"

지난해 10월 말을 마지막으로 4개월 만의 만남이지만, 두꺼운 유리벽을 사이에 둔 비접촉 면회입니다.

[현장음]
"뭐 갖고 왔냐면 엄마 요구르트 갖고 왔어. 딸기 으깨서 먹을 수 있지?"

딸을 직접 만나고 싶은 마음에 어머니는 들어오라는 말만 반복합니다.

[이정주 / 보호자]
“(못 보니까) 식사도 거부하시고, 상도 엎으시고. 코로나 터지고 어머니가 느끼는 스트레스가 상당하신 것 같아요.”

감염 확산 우려로 일부 요양병원이 자체적 판단에 의해 면회를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가족을 보지 못하는 환자들의 정서적 불안이 문제가 되자, 정부가 비접촉 면회를 적극 시행하라는 지침을 내놨습니다.

[장문주 / 강남구립 행복한요양병원장]
"자녀 얼굴을 보지 못하면서 약간의 우울증이 생기기도 하고 심한 경우에는 치매 증상이 악화돼서 이상 행동 반응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임종을 앞둔 환자나 정서가 불안한 환자의 보호자들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으면 접촉 면회도 가능해졌습니다.

다만 현장에서는 정서 불안의 기준이 모호해 접촉 면회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며, 방역당국에 분명한 지침을 정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단비 입니다.

kubee08@donga.com
영상취재: 김명철
영상편집: 방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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