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격 사퇴…"정의·상식 무너져"
[앵커]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격 사퇴했습니다.
윤 총장은 대검찰청에서 직접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요.
여권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에 대한 공개비판에 나선 지 사흘 만입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수강 기자.
[기자]
네, 대검찰청에 나와 있습니다.
윤 총장은 오늘 오후 2시 이곳에서 직접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윤 총장은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총장을 사직하려 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습니다.
최근 여권이 추진하는 중수청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며 이를 막을 수 있다면 직을 걸겠다고도 해온 윤 총장의 발언이 현실화된 셈입니다.
윤 총장은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검찰에서 본인이 할 일은 여기까지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는데, 향후 정치 행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부분입니다.
이어 윤 총장은 정치 입문 계획 등을 묻는 질문엔 일절 답하지 않은 채 곧장 청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윤 총장은 직접 쓴 사표를 오후 2시 넘어 법무부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윤 총장의 사의 표명에 "안타까운 마음"이란 짧은 입장을 전했습니다.
[앵커]
당초 예정돼 있던 윤 총장의 오후 일정은 그대로 진행됐습니까?
[기자]
네, 윤 총장은 오늘 오후 4시부터 대한변협 회장과의 접견이 잡혀 있었는데 예정대로 이 일정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윤 총장은 또 검찰 직원들에게도 글을 남겼는데요.
끝까지 함께 못해 죄송하다면서도 동요하지 말고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글에서도 검찰의 수사권 폐지와 중수청 설치는 검찰개혁이 아니고,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부당한 지휘권 발동과 징계 사태 속에서도 직을 지킬 때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지지와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오늘 윤 총장은 이임식을 따로 열지 않고 정상 퇴근할 예정입니다.
[앵커]
지난 며칠간 윤 총장이 중수청 설치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왔지 않습니까?
관련 상황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윤 총장은 앞서 지난 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수청 추진을 사실상 검찰 폐지와 동일시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이어 어제(3일) 대구고검 방문 때도 이른바 '검수완박', 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이 이뤄질 경우 부패가 완전히 판치는 '부패완판'이 벌어질 것이라며 날 선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윤 총장은 대구고검에서 진행된 직원간담회에서도 관련된 우려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히 이 자리에서 '국민의 검찰'을 강조하며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지 말라"고 말해 사퇴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결국 윤 총장이 임기를 4개월 남짓 남기고 사퇴하면서 검찰총장 임기제가 시행된 뒤 임기를 채우지 못한 14번째 검찰 수장으로 기록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대검에서 연합뉴스TV 김수강입니다. (kimsoo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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