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점화된 리얼돌 논란…존엄 훼손 판단 기준은?
[앵커]
최근 법원에서 성인 여성을 본떠 만든 '리얼돌' 수입을 허가하는 판결이 잇따라 나왔습니다.
하지만 법원이 모호한 기준으로 판단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리얼돌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습입니다.
박수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리얼돌 수입 논란의 쟁점은 리얼돌을 풍속을 해치는 '음란물'로 볼 것인지, 아니면 '성 전문 기구'로 볼 것인지입니다.
수입 보류를 고수하고 있는 관세청은 '음란물'이란 입장입니다.
성적 부위를 노골적이고 적나라하게 묘사해 여성을 성적대상화하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심각히 훼손한다는 겁니다.
그러나 재작년 업체 측 손을 들어준 대법원 판결 이후 법원은 관세청의 판단에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법원은 최근 "성기구가 신체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필연적'이어서 존엄성 훼손을 쉽게 단정할 건 아니"라고 잇따라 판시했습니다.
그러면서 "개인의 은밀한 영역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최소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얼마나 적나라해야 존엄성을 훼손한다고 볼 것인지 명확지 않단 점에서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법관은 자의적으로 판단했고, (사회적으로)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게 노골적이지 않다, 문제가 없다고 확인해버리는 것이 굉장히 위험할 수 있지 않나…"
업체 측은 국내 생산 판매에는 문제가 없다며 답답함을 토로합니다.
"똑같은 물건도 국내에서 만들어 팔면 문제가 없는 거거든요. 규정이라도 만들어달라는 거죠."
법원이 리얼돌 사용을 개인의 사생활로 판단한 이상 무조건적인 금지보다 부작용을 막을 규제 마련이 먼저란 지적도 나옵니다.
"이건 아동 형체 리얼돌이네 성인용이네 구분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단속도 어렵고… 적극적으로 규정을 해야죠, 금지할 것은."
연합뉴스TV 박수주입니다. (soo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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