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학부모들이 자녀 숙제 도와주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교사들이 숙제 검사와 관리를 가정으로 떠밀었기 때문인데요,
불만이 고조되자, 중국 교육부는 '학부모 숙제 금지령'까지 꺼내들었습니다.
베이징 성혜란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9 곱하기 9가 45라고? 화가 안 나겠니?"
"이게 생각이 필요한 문제야? 생각을 해야 되냐고!"
SNS에 올라온 자녀들의 숙제를 가르치다 분통을 터뜨리는 중국 부모들 모습입니다.
부모는 자녀 숙제를 반드시 확인하라는 교사의 그룹 채팅방 공지 이후 학교는 도대체 하는 일이 뭐냐는 불만이 터져나왔습니다.
[장쑤성 학부모(지난해 12월)]
"학부모 그룹 채팅방을 나왔습니다. (교사가) 수업도 열심히 안 하고 수업 후엔 학부모들이 숙제를 도와주고, 하는 게 대체 뭡니까."
맞벌이 부모들은 울분을 터뜨립니다.
[중국 학부모]
"매일 새벽까지 일하는데 어떻게 시시각각 (숙제 알림을) 확인합니까."
일부 부모는 숙제를 가르치다 화를 참지 못해 책을 불태우거나, 자녀를 때리기까지 합니다.
부모들의 학력 격차가 자녀 교육 수준을 결정짓는 거냐는 비난이 폭주하자
[베이징 시민]
"(부모 학력?) 영향이 있죠. 학부모들도 자녀들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다만 (어려워서) 감당할 수 없는 겁니다."
중국 교육부는 숙제 분량을 지정하고 부모 도움을 받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뤼위강 / 중국 교육부 기초교육부장(그제)]
"학부모들에게 숙제를 감독하거나 직접 수정하도록 하는 모든 행위를 금지합니다."
본격적인 개학을 앞둔 중국에선 교육 당국이 나서 일선 교사가 져야 할 숙제 부담을 지정해야 할 만큼 공교육의 권위와 기능이 이미 실추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성혜란입니다.
saint@donga.com
영상취재 : 위보여우(VJ)
영상편집 :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