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성 A 씨, 16일 새벽 1시 5분 고성 해안 상륙
A 씨, 35분간 철책따라 남하…잠수복 등 버려
남하 시 감시 장비 5차례 찍혀…軍, 경보도 외면
지난 16일 강원도 동해 최전방 지역에서 발생했던 북한 남성 월남 사건은 군의 총체적 경계실패로 드러났습니다.
군 당국의 조사 결과, 감시 장비에 10번이나 포착됐는데도 8번을 놓친 것으로 확인됐고, 이 남성이 빠져나온 배수로는 이미 훼손된 상태로 관리도 엉망이었습니다.
김문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6일 새벽 1시 5분쯤.
북한 남성 A씨가 강원도 고성 통일 전망대 부근 해안가로 상륙했습니다.
A 씨는 해안철책을 따라 35분간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잠수복과 오리발을 버렸고, 이 과정에서 4대의 감시 장비에 5차례나 찍힌 사실이 군 조사결과 드러났습니다.
이 가운데 두 번은 이상징후를 알리는 경보장치가 작동했지만 군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철책에 막힌 A 씨는 1시 50분쯤 배수로를 빠져나온 뒤 사라졌고, 새벽 4시 12분쯤 다시 CCTV에 등장합니다.
귀순을 알리는 듯 7번 국도를 터벅터벅 걷고 있는 모습이 2분간 세 차례 더 찍혔지만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새벽 4시 16분 민통선 제진 검문소 CCTV로 두 차례 A 씨를 포착한 한 군이 감시형태를 격상했습니다.
A 씨가 상륙한 지 이미 3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김준락 대령 / 합참 공보실장 : 군은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환골탈퇴의 각오로 근본적인 보완 대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겠습니다.]
군 당국은 조사과정에서 관리에서 제외된 배수로가 3개가 더 있었고, A 씨가 빠져나온 배수로는 이미 훼손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지난해 7월 강화도 배수로 월북사건 이후 철저한 대책을 강조했지만 비슷한 경계실패가 다시 드러난 겁니다.
군은 초기 경계실패부터 시설물 관리, A 씨 신병확보 작전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잘못을 시인하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YTN 김문경[mk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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