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정인이를 떠올리게 했던 사건이죠.
제주도에서 갈비뼈가 골절되고 장기가 손상돼 병원에 실려왔던 아기 아빠에 대한 경찰 수사도 계속되고 있는데, 아이 아빠의 해명이 다소 당황스럽습니다.
남영주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에서 7개월 남자아이 몸에 학대 흔적이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 지난달 29일.
아이는 갈비뼈가 부러진 데다 간과 신장, 췌장이 파열되는 등 위중한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다음날 아이 아빠를 방임 혐의로 우선 입건하고, 학대 여부를 추가로 조사 중입니다.
그런데 아이 아빠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기억 장애를 앓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발적으로 아이에게 강한 힘을 써서 다치게 할 수 있지만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했다는 겁니다.
기억장애가 심해 함께 술 마신 친구도 기억하지 못하고, 미리 짜놓은 계획도 다 잊어버린다는 말도 했습니다.
경찰이 아빠의 병원 진료기록 등을 살펴봤지만 기억장애 관련 기록은 없었습니다.
전문가들도 20대 중반인 아빠가 기억장애를 앓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합니다.
불리한 상황만 선택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건 기억장애 증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조선미 / 아주대학교 정신의학과 교수]
"기억력의 문제는 절대 없어 보여요. (일반적으로 기억장애는) 본인이 위협을 느낄 때 겪는 거지, 자기가 위협을 가할 때 겪는 건 아니에요."
경찰은 아이 아빠에 대해 조사를 마친 뒤 학대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지 결정할 계획입니다.
엄마에 대해서도 방임혐의를 적용할 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몸 상태는 서서히 호전돼 조만간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질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남영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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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최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