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고향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했더니, 설 전에 고향에 들른 가족이 온 마을을 코로나 감염으로 뒤집어 놓았습니다.
강경모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버스정류장은 텅 비었고, 거리에는 인적이 끊겼습니다.
최근 이 마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한 겁니다.
[인근 주민]
"(마을에) 갈 곳도 없고 가 봐야 서로 좋은 게 아니니까. 인상만 쓰지 가면 뭐 하겠어, 차라리 안 가는 게 낫지."
설을 앞두고 서울에 거주하는 가족이 이 마을에 사는 친척 집을 찾은 건 지난달 30일입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에서 방문한 가족 중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화천에 사는 친척 1명도 코로나19에 감염됐습니다.
이후 마을주민 5명도 추가 확진됐습니다.
[인근 주민]
"고향 방문도 하지 말라고 그랬는데, 설 전에 세뱃돈을 주고 간 게 아니고 코로나를 주고 가서…"
결국, 마을 주민 260명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확진자가 속출하자 면내 거리를 오가는 행인들도 평소에 비해 크게 줄었습니다."
[인근 주민]
"(자녀들에게)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으니까 오지 마라. 와야 좋은 게 하나도 없으니까 나 혼자 지낼 테니까…"
지난 6일, 강원 홍천군에 사는 80대 노인이 코로나19에 확진된 것도 경기도 성남에서 찾아온 가족이 원인이었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소식이 잇따르면서 강릉 위촌리 주민들은 444년을 이어온 도배 행사도 취소했습니다.
도배행사가 취소된 건 6·25전쟁 직후인 1950년대 초반과 구제역이 퍼진 201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채널 A 뉴스 강경모입니다.
kkm@donga.com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차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