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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속 비닐하우스서 잠자던 이주노동자 숨져
"간경화 혈관 파열" 사인에 "열악한 환경이 원인"
"고용허가제가 이주노동자 비극 불러…폐지해야"
"사업장 이동 막는 것, 노예제와 다름없어"
지난 연말 한파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비닐하우스에서 잠을 자다 숨진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누온 속헹 씨의 49재가 열렸습니다.
고인을 추모하려 모인 사람들은 이런 비극이 다시 일어나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캄보디아에서 온 누온 속헹씨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지난해 12월 20일.
영하 18도의 강추위에 한파 경보까지 내려진 날이었지만, 얇은 비닐하우스에 칸막이만 한 숙소에서 잠을 자다 변을 당했습니다.
속헹 씨의 49재에 모인 사람들은 이주노동자들이 최소한의 인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양한홍 /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 : 캄보디아 노동자 뿐 아니라, 모든 이주노동자들은 거의 사람 취급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가 이렇게 돌아가시고, 쫓겨나가고, 쫓기다 죽고, 그런 지경에 빠져있습니다.]
속헹 씨의 사인도, 경찰은 간경화로 인한 혈관 파열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지인들은 그 역시 열악한 환경 때문이라며 개탄하고 있습니다.
당초 내국인과 동일한 대우를 위해 만들었던 고용허가제가 이번과 같은 비극을 불러왔다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몽 스님 / 조계종 사회노동위원장 : (고용허가제는) 17년이 지난 오늘날, 이주노동자의 생명을 앗아가고 고통을 가중시키는, 더이상 존속돼서는 안 될 제도로 전락해 버린 지 이미 오래 됐습니다.]
참석자들은 사용자의 동의 없이는 이주노동자들이 사업장을 옮길 수 없게 막는 것은 노예제와 다름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속헹 씨의 49재는 그동안 한국에서 일하다 숨진 캄보디아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천도재와 함께 열렸습니다.
YTN 기정훈[prod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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