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이 동정민입니다.
법정에서 판사들이 입는 법복입니다.
검정색은 ‘독립’을 의미하고
앞단에 수직 주름은 ‘강직함’을 상징하는데요.
이렇게 대쪽같아야 할 사법부가 추락했습니다.
판사가 국회에서 탄핵당하고, 대법원장의 거짓말이 드러나고, 후배 판사가 대법원장 녹취를 폭로하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상황이 오늘 하루 동안 벌어졌습니다.
먼저, 정권 눈치 보기와 거짓말 논란에 휩싸인 대법원장 소식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국회에서 탄핵 당한 임성근 부장판사가 김 대법원장의 목소리가 녹음된 파일을 폭로하면서, 하루 만에 거짓말이 드러났고, 대법원장은 고개를 숙였습니다
첫 소식, 김민곤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 22일 임성근 부장판사가 면담 자리에서 사의를 표하자 김명수 대법원장은 정치권 상황을 언급했습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지난해 5월)]
"사표 수리 제출 그러한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이랄까, 그걸 생각해야 하잖아.
그중에는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되고."
당시는 임 부장판사 등이 사법농단 관련 재판에서 줄줄이 무죄를 선고받자,
여권을 중심으로 판사 탄핵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김 대법원장은 사표 수리를 못해주는 이유를 솔직히 말해주겠다며 탄핵이란 단어를 꺼냈습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지난해 5월)]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
사표를 수리하면 자신에게 쏟아질 여권의 비판을 의식해
임 판사가 계속 현직에 남아줘야 한다는 취지로 들리는 발언입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지난해 5월)]
"오늘 그냥 확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습니다."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말을 한 사실이 없다"던 어제 김 대법원장 측의 해명은
녹음파일 공개로 하루 만에 뒤집혔습니다.
오늘 김 대법원장은, "9개월 전의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했던 답변"이라며
"다르게 답변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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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홍승택
영상편집: 강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