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까지 야권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 정치권 이슈로 떠오른 원전 관련 의혹, 대체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정치부 이현수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질문]
산업부 문건, 그리고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건넸다는 USB, 우선 이 두 가지가 정확히 어떤 연관이 있는 건가요?
네, 월성 1호기 조기폐쇄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앞두고 산업부 공무원이 삭제한 530개 파일이 논란의 시작이 됐습니다.
삭제된 파일 가운데 17개가 북한 원전 관련 문건이었는데요.
야당에서는 이 문건이 문대통령이 김위원장에게 USB를 건넨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에 작성됐다는 점 등에 주목했습니다.
남북대화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고 했던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는겁니다.
청와대와 여당은 북한과 원전의 원자 논의도 전혀 없었고 야당이 "소설"을 쓰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질문]이 문건과 USB 둘 다 안 에 뭐가 들었는지가 속시원하지 않은데 문건 안에는 상당히 구체적인 북한 원전 건설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있었다면서요?
산업부는 어제 브리핑에서 "구체적 계획 없는 아이디어 차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2018년 5월 14일 작성 추정되는 '북한지역 원전건설 추진 방안'이란 파일에는요
북한에 전력을 지원하는 방안 세가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첫번째는 북한 신포시에 원전을 짓는 방법입니다.
신포시는 지난 1995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가 북한이 영변 핵연료를 해체하는 대가로 경수로 지원을 약속했는데, 그 경수로를 짓기로 했던 곳입니다.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서 건설이 중단됐죠.
두번째는 DMZ, 비무장지대에 원전을 짓는 방안 세번째는 북한에 짓지 않고 남한에서 전기를 보내주는 방식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울진에 짓기로 했던 신한울 3,4호기 활용방안이 담겼다고 합니다.
신한울 3,4호기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가 문건 작성 전년도인 2017년에 '신규 원전 건설 전면 백지화'를 선언하며 건설이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질문]그런데, 아이디어성으로 검토했다는 주장대로라면 문제는 없는 거 아닌가요?
DMZ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이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던 만큼 현실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문제를 제기하는 부분은 크게 세가지인데요.
탈원전 정책이 중점적으로 이뤄졌을 때 실무선에서 이런 문건을 만들 수 있느냐는 겁니다.
문건이 작성된 2018년 4~5월은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한창 추진되던 때입니다.
2018년 6월에 한수원 이사회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결정하거든요.
산업부는 작성자에 대해서는 재판중이라는 이유로 함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의 탈원전 정책 기조가 확실한데 주무 부서인 산업부가 북한 원전 건설 아이디어를 윗선의 지시없이 작성할 수 있었겠느냐는 겁니다.
여권은 내부검토용일뿐 그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세번째는 단순 아이디어인데 왜 일요일 야밤에 삭제했느냐 입니다.
여권은 "원전 문건을 의도적으로 지우려 한게 아니다"라는 것이고 산업부는 "수사중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질문]국민의힘은 이적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진실은 밝혀질 수 있는 건가요?
국민의힘은 핵을 포기하지 않은 북한에 원전 건설을 추진하려고 한 것 자체가 이적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여권에서 과거 김영삼 정부와 이명박 전 대통령때 북한 원전 추진을 문제삼고 있지만 당시는 공개적으로 '핵포기' 대가로 논의했었다며
지금처럼 부처에서 삭제하거나 감추려고 한 게 오히려 더 문제라는 게 야권인사들의 반응입니다.
그래서 국정조사로 따져보자는건데 여당에서는 색깔론이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정치공방만 하다 끝날 수도 있겠군요. 지금까지 이현수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