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야구선수가 되려는 학생이라면 고교야구의 성지로 불리는 '고시엔 구장'을 밟아보는 것이 꿈이라고 하는데요.
한국계 학교 야구팀이 창단 22년 만에 처음으로 이 꿈을 이뤘습니다.
일본 이경아 특파원이 만나봤습니다.
[기자]
우렁찬 함성이 한적한 교정을 가득 채웁니다.
재일 민족학교에서 시작한 교토국제고등학교의 야구부.
전국 4천여 팀 중 32곳이 겨루는 선발고교야구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하게 됐습니다.
[카네다 다이키 / 교토국제고 야구부 : (경기가 열리는) 고시엔 구장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저 자신의 목표가 생기게 돼 정말 기쁩니다.]
[야마구치 긴타 / 교토국제고 야구부 주장 : 간단히 질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우리 팀답게 싸워 나가겠습니다.]
교토국제고 야구 소년들은 설립 22년 만에 꿈의 구장에서 뛸 수 있게 됐습니다.
100년 가까운 대회 역사 속에 외국계 학교가 출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학교 친구들은 벌써부터 응원 준비에 설렙니다.
[이정민 / 교토국제고 1학년 : 친구들과 다 같이 응원 가서 이름을 다 불러주면서 열심히 큰소리로 응원해 주고 싶어요.]
[남기노 / 교토국제고 1학년 : (야구부는) 우리 학교의 상징과 같다고 전 생각합니다.]
차별이 여전한 일본 사회에서 한국계 학교에 오려는 학생이 없다 보니 이곳은 한때 폐교 위기까지 몰렸습니다.
야구부를 만든 것도 학생을 한 명이라도 더 모으기 위해서였습니다.
[고마키 노리쯔구 / 교토국제고 야구팀 감독 : (학창시절 만났던) 창단 당시의 이 팀은 강하지는 않았지만 야구 초보자들이었어도 늘 최선을 다해 뛰었던 팀이었다는 인상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 이 곳에서는 한일 두 나라 학생들이 어울려 한국을 배우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꿈을 키워가는 교정에서 지금의 엄중한 한일 관계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박경수 / 교토국제고등학교 교장 : 조선통신사가 우리에게 남겨준 선린우호의 정신을 바탕으로 어른들의 정치 사회 문제와 상관없이 화합으로 하나로 뭉쳐서 가야 한다는 것을 (야구를 통해 보여줬습니다.)]
일본 전국 생중계로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질 3월 이른 봄, 이들의 첫 경기를 동포들은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본 교토에서 YTN 이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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