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가방에 1차로 넣었다가 외출하고 들어와서 오줌을 싼 거 같으니까 작은 가방으로 바꿨습니다."
그렇게 가방 속에 7시간 넘게 갇혔던 9살 아이는 병원에서 결국 숨졌죠.
오늘 비정한 의붓엄마에 대한 2심 재판이 열렸는데, 1심보다 형량이 더 늘었습니다.
자신을 따르며 엄마라고 부르던 아이에게 얼마나 잔인했는지,
재판부의 판결 내용에 담겨있습니다.
김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동거남의 9살 아들을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동안 가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1살 성모 씨.
항소심 재판부는 성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습니다.
앞선 1심보다 형량이 3년 더 늘었습니다.
재판부는 가방에 갇힌 아이가 숨을 쉬기 위해 실밥을 뜯자 테이프로 막았고,
숨을 못 쉰다는 아이 말을 듣고도 가방 위에서 뛴 사실 모두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사건 당일 아이에게 짜장라면만 조금 먹였을 뿐, 물 한모금도 주지 않고 가방에 가뒀다며,
성 씨를 엄마라고 부르며 애정을 표시한 아이를 악랄하고 잔인한 범행으로 숨지게 했다고 질타했습니다.
재판부는 아이가 숨질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예견할 수 있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면서도,
확실한 고의로 보기는 어려워 무기징역이나 징역 30년 형 선고는 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성 씨는 선고를 앞두고 10차례 반성문을 냈지만 재판부는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긴 머리로 얼굴을 가린채 법정에 나타난 성씨는 재판 내내 고개를 푹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아이 유족들은 성 씨가 여전히 반성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숨진 아이 유족]
"절대 반성의 기미가 하나도 안 보여요. 여태 재판을 보면서 반성의 기미가 하나도 안 보였어요."
성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던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대법원 상고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채널 A 뉴스 김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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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박영래
영상편집:최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