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이 동정민입니다.
공당의 대표가 같은 당 여성 국회의원을 성추행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것도 성평등을 누구보다 강조해 온 정의당 대표가 가해자였습니다.
김종철 대표는 신년 회견에서 이런 말도 했었는데요.
[김종철 / 정의당 대표(지난 20일)]
“정의당은 모든 사람의 존엄을 지키고, 국민과 함께 안전한 내일로 걸어가겠습니다”
시점을 따져보니, 성추행 사건이 발생한 닷새 뒤였습니다.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은 당시 김 대표가 강조했었던 존엄을 훼손당한 충격과 고통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취임 3개월 만에 사퇴했는데요.
창당 9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은 정의당 소식 전혜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같은 당 장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했습니다.
대표 취임 109일 만입니다.
[배복주 /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
"오늘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부끄럽고 참담한 소식을 알려드리게 됐습니다. 이 사건은 다툼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성추행 사건입니다."
김 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에서 장 의원과 저녁식사를 한 뒤 나오는 길에 부적절한 신체접촉을 했다는 겁니다.
장 의원은 사건 발생 3일 뒤에 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에게 성추행 사실을 알렸고, 1주일간 비공개 조사를 한 뒤 오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배 본부장은 "가해자인 김 대표가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며 "추가조사는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대표도 "명백한 성추행의 가해를 저질렀다"며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습니다.
1970년생으로 9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 김 대표는 권영길 국민승리21 후보의 수행비서로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지난 2002년 서울 용산구청장 도전을 시작으로 자치단체장 2번, 국회의원 5번 등 7번 연속 낙선하면서도 진보정치 외길을 걸었습니다.
고 노회찬 원내대표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낸 후 지난해 10월 진보정치 세대교체를 표방하며 당대표에 당선됐습니다.
[김종철 / 정의당 대표(지난해, 당선 수락 연설)]
"돈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인 사회, 실질적 성평등이 구현되고, 청년의 자립이 보장되는 사회…"
정의당은 김 대표를 직위해제하고 김윤기 부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민주당은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했고, 국민의힘은 "성 관련 비위로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시점에 당혹스럽다"고 비판했습니다.
채널A 뉴스 전혜정입니다.
hye@donga.com
영상취재 채희재
영상편집 박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