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미국' 가려던 이민자 수천명, 본국 추방
[앵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으로 가려는 이민자들 수천 명이 길을 나섰는데요.
결국 미국 근처에도 가지 못한 채 과테말라에서 막혀 본국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멕시코시티에서 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5일 새벽 미 대륙 중미 온두라스에서 수천 명이 모여 함께 길을 나섰습니다.
바리바리 짐을 싸 들고 도보로 여정을 시작한 이들은 폭력과 빈곤 등을 피해 미국으로 가려는 캐러밴 이민자들입니다.
작년 이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과 코로나19로 살기가 더 힘들어진 이들은 미국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트럼프 정권 때 굳게 닫혔던 미국 문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먼 길을 나섰습니다.
호기롭게 과테말라 국경을 뚫은 것도 잠시, 인근 고속도로에서 인간 벽을 세운 과테말라 군인과 경찰에 막혀 오도 가도 못하고 발이 묶였습니다.
최루가스와 몽둥이를 동원한 군경의 압박에 캐러밴 행렬은 결국 흩어졌고, 수천 명의 이민자들이 붙잡혀 온두라스로 추방되거나, 스스로 미국행을 단념하고 귀국 버스에 올랐습니다.
꿈의 땅 미국은커녕, 미국 아래 멕시코 땅조차 밟아보지 못한 채 여정을 끝내야 했던 겁니다.
아직 포기하지 않은 이민자들도 있지만 미국까지는 여러 겹의 삼엄한 경비를 더 뚫어야 합니다.
힘겹게 미국 국경까지 간다고 해도 미국이 이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것도 아닙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층 인도적인 이민정책을 약속했지만, 그렇다고 당장 이민자들을 모두 받아들인다는 계획을 내놓은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외신들은 과테말라가 이민자들을 대신 막아준 셈이어서 바이든 정부 입장에선 부담을 덜게 됐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멕시코시티에서 연합뉴스 고미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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