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10월처럼 해가 진 뒤에 열병식을 진행했습니다.
경제난이 심각하다면서 화려한 축포와 레이저쇼는 빼놓지 않았습니다.
영하의 날씨 속에 마스크도 없이 입김을 내뿜으며 행사를 지켜보는 북한 주민들 모습이 두툼한 장갑을 낀 지도자와 대비됩니다.
유주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군 악단 연주가 울려퍼지고 광장에는 화려한 조명이 펼쳐집니다.
어제 하루 수은주가 영하 8도까지 뚝 떨어진 평양에서 8차 당대회 마지막을 장식하는 열병식이 시작됩니다.
마스크를 착용한 군중들과 당 간부들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군인들의 귀와 볼은 새빨갛게 얼었고
[현장음]
"사수하자! 사수하자!"
구호를 외치는 입에서는 끊임 없이 입김이 뿜어져나옵니다.
현송월 선전선동부 부부장의 수행을 받고 모습을 드러내는 김정은 총비서.
할아버지 김일성이 즐겨쓰던 러시아식 털모자를 쓰고 긴 가죽 재킷을 입었습니다.
사열을 지휘하는 박정천 총참모장을 제외하고는 주석단 가운데 유일하게 두터운 장갑까지 착용했습니다.
'최측근' 조용원 당비서와 김여정 당 부부장도 같은 스타일의 옷을 입었습니다.
석 달 만에 다시 선보인 에어쇼로 야간 열병식의 화려함을 극대화시켰습니다.
[조선중앙TV]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를 상징하는 뜻깊은 숫자를 새기고 광장 상공을 날으는 영용한 전투비행대 입니다."
과거 일곱 차례 당대회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열병식을 이번에 개최한 것은 다음 주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경제 건설 총력전 노선에서 국방력 강화쪽으로 노선을 전환했다고 봐야 하는 거고요."
석달 전 열병식을 마친 군인 수천 명이 평양 미림 비행장 광장에서 이번 열병식을 준비하는 모습이 수차례 포착돼 혹한 속에서 피로도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채널A 뉴스 유주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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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이재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