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피해자를 양산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재수사한 사건의 1심 선고 결과가 내일 나옵니다.
가장 많은 사람이 피해를 본 '옥시' 제품과 관련해서는 이미 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됐고, 이번엔 '가습기 메이트'를 제조·판매한 업체들에 대해 법원의 첫 판단이 내려집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옥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를 낸 제품, 바로 '가습기 메이트'입니다.
그러나 유죄가 확정된 옥시와 달리 이 제품의 제조·판매 업체인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은 원료의 인체 유해성이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을 피해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8년 환경부가 유해성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를 제출한 데 이어 피해자 단체가 고발하면서 수사는 다시 시작됐고,
검찰은 재수사 끝에 지난 2019년 SK케미칼과 애경산업 관계자 등 34명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하는 과정에서 객관적·과학적 방법으로 안전성을 검증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냈다는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권순정 / 당시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지난 2019년 7월) : CMIT·MIT 성분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6개 업체 임직원 18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죄로 기소하고….]
1년 넘는 재판 끝에 내일(12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와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13명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이 열립니다.
앞서 검찰은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에게 각각 금고 5년을 구형했습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한 법정 최고형입니다.
반면, 홍 전 대표와 안 전 대표 측은 가습기 살균제의 특정 성분과 폐 질환의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기준 가습기 메이트 피해 신고자는 모두 833명.
이 가운데 검찰이 제품과 피해의 인과관계를 확인한 사람은 97명으로 12명이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내일(12일) 선고에는 피해자들도 직접 참석해 엄벌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지난 2011년 문제가 불거진 지 10년 만에 가습기 메이트에 대한 첫 법적 판단이 내려집니다.
옥시에 이어 가습기 살균제 '2라운드'로 불리는 이번 사건에서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YTN 강희경[kangh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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