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소외' 중국 노인 2억명, 코로나 사태로 이중고
[앵커]
중국이 디지털 강국으로 급부상해 세계의 주목받고 있지만, 이면에는 그림자도 적지 않습니다.
노인들이 급격한 디지털화를 따라가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인데요.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임광빈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중국 랴오닝성 푸순의 한 버스에서 기사와 승객들이 한 노인을 향해 고성을 지릅니다.
버스기사가 '스마트폰 건강 코드'를 보여달라고 요청했지만, 노인이 갖고 있지 않았던 겁니다.
"빨리 내려요."
"당신이 건강코드를 등록해야 내가 타잖아요."
"등록도 않고 버스를 타려고 해요. 경찰 부를 거예요."
한참 고성이 오가던 끝에 결국 노인은 버스에서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길거리 노점상에서도 스마트폰 결제가 일반화될 만큼 빠르게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중국에서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치 않은 노인들이 일상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다중이용시설은 물론 자신이 사는 아파트 입구에서조차 '스마트폰 건강 코드'를 요구하다 보니, 노인들은 밖을 나서기가 두려울 정도입니다.
이른바 '디지털 절벽'이라고 불리며,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겁니다.
이에 중국 정부도 최근 고령자들을 상대로 한 다양한 디지털 교육과 서비스를 강화하고 나섰습니다.
상하이에서는 스마트폰이 없이도 일정 장소에서 '콜택시'를 부를 수 있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55세 이상 사용자가 전체 35%를 차지합니다. 상업적으로 현명한 투자가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사회적 책임이 있는 사업입니다."
중국의 60세 이상 고령자 2억 5천만명 중, 인터넷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은 2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베이징에서 연합뉴스TV 임광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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