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당 난입 사태로 전 세계로부터 망신을 당한 미국의 정치권은 시위를 부추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집중 포화를 쏟아 붓고 있습니다.
남은 임기 2주 조차 못 참겠다며, 탄핵, 해임, 기소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나섰습니다.
궁지에 몰리자 트럼프 대통령은 돌변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의회로 행진하라”며 부추키더니 오늘은 “의사당 난입은 극악무도한 행위“라며 시위대를 비난했습니다.
처음으로 순탄한 정권 이양도 약속했습니다.
워싱턴 김정안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의회를 점거했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수천 명이 쫓겨난 자리.
의회 밖에선 작업이 분주합니다.
폭력 시위대를 차단하기 위한 높이 2미터가 넘는 임시 울타리가 의사당 건물을 에워싸는 등
20일 예정된 대통령 취임식까지 비상이 걸렸습니다.
시위대를 애국자라고 불렀던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새 돌변했습니다.
난입을 선동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유혈사태까지 벌어지자 한껏 몸을 낮춘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폭력을 사용한 이들은 결코 우리 미국을 대표하는 모습이 아닙니다."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령으로 확정되자 "순탄한 정권 이양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대선 패배를 사실상 처음 인정했습니다.
선거부정 주장은 굽히지 않았지만 평화롭게 백악관을 떠날 것임을 공식화한 겁니다.
일레인 차오 교통장관 등 행정부 수장들은 속속 사퇴 의사를 밝히며 등을 돌렸습니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단 하루도 트럼프에 대통령 직을 맡길 수 없다며 해임을 촉구했습니다.
[낸시 펠로시 / 미국 하원의장]
"수정헌법 25조를 동원해 대통령을 몰아내도록 요청하고 부통령이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의회는 탄핵 절차를 준비할 겁니다."
사법당국은 의회점거를 선동한 혐의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적용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 하원의원 13명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공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데다 상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만큼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지배적입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뉴스 김정안입니다.
jkim@donga.com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정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