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에 대한 양모의 생각이 어땠는지, 홀트아동 복지회가 작성한 상담기록을 보면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밥을 먹지 못하는 아이에 대해 불쌍한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서채리 기자입니다.
[리포트]
홀트아동복지회가 양부모와 아동보호전문기관, 경찰과 연락하며 정인이의 상태를 기록한 보고서입니다.
정인이가 숨지기 한 달 전부터 양모의 공격적이고 짜증섞인 언행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지난해 9월 18일에는 상담사에게 전화를 걸어 "요즘 너무 말을 안 듣는다. 일주일째 거의 먹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무리 불쌍하게 생각하려 해도 불쌍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음식을 씹으라고 소리쳐도 말을 듣지 않는다"고 화를 냈습니다.
상담원은 양모는 물론 양부에게도 소아과에 데려가라고 했지만,
양모는 발열 증상이 없다면서 남편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요구했습니다.
다음날 양모는 "건강상 문제가 없다"며 병원에 다녀온 것처럼 말하기도 했습니다.
홀트는 9월 28일에서야 병원에 간 적이 없으면서도 다녀온 것처럼 말했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이때는 이미 세 번째이자 마지막 학대신고가 접수된 뒤였습니다.
양모는 10월 3일, 자신의 가정이 방송에 출연한다고 연락해오기도 했는데,
열흘 뒤 정인이는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민단체는 홀트가 입양가정 관리에 소홀했다며 특별감사를 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영순/한국학부모연합 대표]
"아동학대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이루어졌을 때 홀트아동복지회의 사후관리 내용은 무엇이었는지…"
홀트는 적법 절차에 따라 사후관리를 했다고 밝혔지만,
상담 외에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서채리입니다.
seochaeri@donga.com
영상취재: 박희현 윤재영
영상편집: 이희정
자료출처: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