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으로 방향 틀어라”…긴박했던 선박 나포 순간

2021-01-05 31



뉴스에이 동정민입니다.

한국 선박이 중동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습니다.

석유화학물질을 싣고 가던 선박으로 우리 국민 5명을 포함해 선원 20명이 타고 있었는데요.

우리 정부는 즉각 청해부대 최영함을 인근 해협으로 보냈지만 반군이나 해적이 아닌 이란 정부군 최정예부대가 데려간 거라, 구출 작전을 벌이기도 어렵습니다.

혁명수비대는 우리 선박이 해양을 오염시켰기 때문에 나포했다고 밝혔는데요.

그보다는 미국의 대이란제재로 우리나라로부터 못 받고 있는 원유 대금 7조 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먼저, 긴박했던 나포 순간부터 지금까지 상황 한수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항해중이던 우리 국적의 화학물질 운반선 옆으로 바짝 붙는 고속정.

헬기에 탑승한 이란 혁명수비대 측도 무선 통신을 하며 선박에 접근합니다.

어제 오후 3시 반쯤 이란 측이 조사할 게 있다면서 우리 선박에 천천히 가라고 요청한 뒤 군인 등 무장 병력을 승선시킨 겁니다.

[디엠쉽핑(나포 선박) 관계자]
"(이란) 군인이 바로 배에 승선해가지고 조사할게 있다고 바로 이란으로 끌고 간 건데…"

에탄올 등 7천200톤의 화학물질을 싣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랍에미리트로 가던 중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나포돼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로 억류됐습니다.

이란 정부는 나포 이유로 환경 오염을 들었지만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이즈마일 마키자데 / 호르무즈주 항만 및 해양부 차석]
"해당 선박은 이 지역 사법당국의 명령에 의해 저지돼, 반다르아바스항으로 나포됐습니다."

선사 측은 나포 해역이 공해였고 혐의를 받을 만한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천희 / 디엠쉽핑 이사]
"고소 접수된 건 없고요, (환경오염 문제 등) 만약에 그런게 있으면 경고하는 그런 건 없습니다. 바로 그 현장에서 처리하는 (것입니다.)"

외교부는 주한 이란 대사를 초치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이란 대사는 한국인 5명 등을 포함한 선원 20명은 안전하다고 밝혔습니다.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 주한 이란대사]
"(선원들은 안전한 겁니까?) 모두 안전합니다. 건강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억류 사태와 관련해 범부처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고,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오는 10일 이란을 방문합니다.

채널A 뉴스 한수아입니다.

sooah72@donga.com

영상취재 : 김현승 한일웅
영상편집 : 이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