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코로나19와 바이러스 전쟁을 치르기 전 먼저 바이러스와 치열한 싸움을 시작한 건 돼지입니다.
치사율 100%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하면서 한때 우리 양돈 농가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이 질병이 야생멧돼지를 통해 최근 남으로 남으로 빠르게 확산하면서 정부가 선제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습니다.
이승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9년 가을과 겨울, 국내 양돈 농가를 공포로 몰아넣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라진 게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다만, 민간 피해가 줄어 우리의 관심이 덜 한뿐입니다.
야생 멧돼지 발생 현황만 보면 상황은 심각합니다.
화천 336건을 비롯해 파주, 연천 등 접경 지역 확산세가 눈에 띕니다.
또, 이 질병은 지난해 방역 울타리와 소양호 등을 훌쩍 넘어 가평과 춘천 등으로 전선을 확대했습니다.
게다가 배고픈 멧돼지가 농가로 내려오는 겨울을 앞두고 확산세가 더 가팔라 걱정입니다.
돼지 열병에 대한 대책은 코로나 대책과 무척 닮았습니다.
확산 조짐을 사전에 차단해 감염된 멧돼지가 백두대간을 타고 올라 전국으로 뛰어다니는 걸 어떻게든 막겠다는 겁니다.
먼저, 기존발생지역에는 관과 군의 인력을 동원해서, 폐사체를 찾는 데 주력합니다.
핵심대책지역은 광역 울타리로 멧돼지의 이동을 차단하고, 확산이 걱정되는 지역은 사전예방지역으로 정해 3단계로 나눠 관리하되, 특히 사전예방 1지역에는 특별포획단을 투입해, 질병이 남쪽으로 확산하는 걸 막기로 했습니다.
[최선두 / 환경부 야생동물질병관리팀장 : 비발생지역에 대해 사전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겨울철 확산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대대적인 야생 멧돼지 소탕작전을 두고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어서, 대책이, '잘됐다 못됐다'를 따지기는 아직 일러 보입니다.
다만 분명한 건 사람이나 동물이나 힘겨운 바이러스와의 싸움으로 한해를 시작하고 있다는 겁니다.
YTN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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