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택시기사를 직접 만나고 온 사회부 박건영 기자 나왔습니다.
[질문 1] 지금부터 천천히 들어보겠지만, 언론에 입장을 밝히는 게 택시기사에게 부담도 됐을 것 같은데요?
사실 이 사건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택시기사잖아요.
저희 취재진도 조심스럽게 기사분과 만나 4시간 가까이 대화를 나눴는데요.
보도 이후 "오해를 많이 받아서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다만 이 사건을 계기로 기사를 폭행하거나 폭언하는 행위는 근절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인터뷰에 응한다고 말했습니다.
[질문 1-1]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용구 차관은 임명되기 전이었지만, 법무부 법무실장을 지낸 국내 유수 로펌의 변호사라는 사실을, 택시기사는 알았다고 하나요?
보도 전까지 이용구 차관의 이름은 물론, 명함을 안 받아서 직업조차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술 먹고 주사가 있는 사람인가보다"라는 생각만 갖고 있었다는 겁니다.
[질문 2] 본격적으로 살펴보죠. 경찰은 특가법을 적용하지 않고 내사종결한 게 자택에 도착해 운행이 끝났기 때문이라고 봤다는 건데요. 택시기사 설명은 다르죠?
택시기사가 이 차관에게 멱살을 잡혔던 그날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기사는 경찰에 신고를 하고 출동하기까지 5분 정도 시간이 있었는데요.
이때 미터기는 계속 돌아가고 있었고, 기사는 시동도 켜진 채 운전대 앞에 앉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때까지 이 차관은 차량에서 내린 적이 없고요.
그리고 경찰이 도착한 걸 보고서야 시동과 미터기를 끈 건데, 운행을 멈춘 시점을 언제로 볼 수 있느냐는 겁니다.
2015년에 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선 승하차를 위해 일시 정차한 경우도 운행 중으로 본다고 돼 있는데요.
애초 가중처벌을 하는 이유가 운전기사에게 가해진 폭행으로 인해 기사가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이후 운전을 할 때도 영향을 미칠까봐, 이를 방지하기 위한 거라서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질문 3] 사고가 난 뒤 진술을 마치고 이 차관은 귀가를 하고요. 합의를 하자고 연락온 게 사건 발생 이틀 뒤였다는 거죠? 그 때 상황 좀 들어볼까요?
사건이 6일 밤에서 7일로 넘어가는 사이에 발생했고요. 8일이 돼서 이 차관은 기사에게 처음 사과 전화를 했습니다.
그날 오후엔 직접 기사와 만난 건데요.
이 차관은 "다친 곳은 없느냐. 죽을 죄를 지었다"며 거듭 사과를 했고, 기사는 여기서 진정성을 느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10분도 안 되는 사이에 얘기가 끝났고, 피해에 대해선 보상하겠다며 계좌로 합의금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질문 4] 제일 궁금한 건 이겁니다. 경찰이 내사종결한 이유가 운전기사가 최초 사고 당시 때 진술과, 사흘 뒤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며 했던 진술이 바뀌었다는 점이에요. 그 점에 대해서 택시기사를 뭐라고 합니까?
경찰에서는 택시기사의 진술이 파출소에서 했던 진술과 바뀌었다고 보고, 집중해서 물어본 뒤 단순폭행죄를 적용했다는 입장이었죠.
그런데 택시기사는 진술 취지가 처음 파출소에서와 바뀐 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파트 단지에 들어와 경비실 앞쪽에서 어디에 내려줄 지 물었고, 그때 멱살을 잡혔다는 거고요.
또 강남역 인근에서 이 차관이 뒷문을 열었는데 경찰이 "기사를 향해 직접 욕 한 건지" 물었을 땐, 제지하자 혼잣말로 욕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다만 사건 첫날엔 흥분한 상태에서 진술서를 써서, 피해자 조사 때 단어 선택을 똑같이 하진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질문 5] 검찰이 재수사 한다고 했잖아요. 이 차관 폭행 관련 수사는 어떻게 진행 중이죠?
검찰에 접수된 고발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우선 이용구 차관에 대한 재수사 건이 있는데, 이건 서울중앙지검 형사 5부에 배당됐습니다.
검찰에서 직접 수사할지, 경찰에 수사지휘를 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고요.
또 하나는 수사를 맡았던 경찰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한 건 수사 부서가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에선 판례 분석 외에 이 사건을 자체적으로 다시 들여다볼 건지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피해자인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다뤄봤는데요.
이 내용에 대해 이용구 차관의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차관이 의견을 전해오면 채널A는 그 의견도 충실히 다룰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부 박건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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