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드물게 코로나19에 대응해 '집단면역'을 시도했던 스웨덴의 국왕이 방역 실패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칼 구스타프 16세 스웨덴 국왕은 현지 시간 17일 핵심 내용이 공개된 공영방송 SVT의 연례 성탄절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우리가 실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평소 정치 관련 언급을 자제하는 구스타프 국왕은 오는 21일 방영되는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숨졌고, 이건 끔찍한 일"이라며 정부의 미흡한 코로나19 대응을 이례적으로 비판했습니다.
구스타프 국왕은 "스웨덴 국민이 어려운 여건에서 막대한 고통을 겪었다"면서 "가족과 이별하며 마지막 따뜻한 인사를 건네지 못한다면 무척 힘들고 상처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왕 자신도 최근 아들인 칼 필립 왕자 부부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되는 일을 겪었습니다.
올해 74세인 국왕은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되느냐는 질문에 "바이러스가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 그건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집단면역을 선택한 스웨덴은 현재 사망자가 약 7천900명, 확진자는 35만여 명으로 노르웨이, 핀란드 등 이웃 국가들보다 훨씬 많습니다.
코로나 사망자는 이달에만 1천 명이 넘었고 최근엔 하루 사망자가 70명 이상으로 4월 중순의 정점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과 야당은 정부의 코로나 방역 정책이 미온적이고 허점이 많았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을 독립적으로 조사한 위원회는 15일 정부와 보건당국이 요양원의 심각한 타격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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