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늘 브리핑에서 백신 추가 확보 물량이나 화이자나 모더나사 백신의 구체적 도입 시기를 발표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별 진전이 없었습니다.
경제정책산업부 김단비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Q1. 정부가 믿고 있는 건 아스트라제네카 천만명분이잖아요. 아스트라제네카는 도입과 동시에 접종은 가능한겁니까?
정부는 2-3월 도입후 신속하게 접종하겠다고 했지만 정확한 시기는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11일 미 FDA가 화이자 백신 긴급사용승인을 허가하자마자 백신이 바로 미국 전역에 공급됐고 사흘 뒤 첫 접종이 이뤄졌는데요.
아스트라제네카가 국내 도입되더라도 의료 인력이나 백신 유통 시스템을 이제 막 논의하는 상황이라 도입이후 곧바로 접종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합니다.
Q2. 백신도입이 다른나라에 비해 너무 늦는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정부가 인정했습니까?
정부는 안전성을 검증한 뒤 도입하자는 원칙 때문에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이나 영국은 상황이 심각해 서둘러 접종을 시작했다고 했는데요.
코로나19는 전 인류가 처음 겪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와 우리가 마주한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코로나 청정국가라 불리는 뉴질랜드만 해도 누적 확진자가 2천명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전 국민이 맞을 수 있는 백신을 이미 확보했습니다.
Q3, 안정성이라는 해명도 뉴질랜드 사례를 보면 무색해지네요. k-방역에만 도취되서 공격적으로 백신 확보는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입장이 있습니까.
정부는 오늘 백신도입 TF 운영현황을 공개했습니다.
지난 6월말부터 17번이나 회의를 했다는 노력을 강조하고 싶었을 텐데요.
보시면 8월까지는 주로 해외 동향을 검토했습니다. 8월 말에 가서야 본격적으로 백신 구매 예산을 따져보기 시작했습니다.
회의에는 외교부, 질병청 식약처, 기재부도 참여했는데요.
전문가에게 공격적으로 백신 구매를 하지 못한 배경을 묻자 "전량 폐기를 감수하더라도 과감한 구매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이런 걸 용인하는 분위기가 형성이 안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9년 신종플루때 백신 재고 처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담당 공무원들은 한달 동안 감사를 받기도 했는데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백신에 부작용이 생기면 전량 폐기해야하는데 TF에서는 어느 누구도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는 겁니다.
Q4.평소에는 정부 예산을 좀 보수적으로 쓸 수 있다고 해도, 이런 위기상황에서 듣기에는 답답한 얘기네요.
9월 코로나 백신 수급 논의가 한창일 때 유통 문제로 독감 접종이 중단되는 일이 겹쳤는데요.
당시에 독감 백신 여파로 문제 생길 일을 만들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미국은 대대적으로 '초고속 작전’이라는 팀을 만들어 백신 확보에 나섰고 이스라엘은 정보기관인 모사드까지 동원돼 백신 경쟁에 나섰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국민 안전과 결부된 문제에 너무 안일하게 접근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지금부터라도 강력한 컨트롤 타워가 움직이길 기대해봐야겠습니다.
김단비 기자 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