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병의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부대를 이탈한 뒤 간첩으로 몰려 20년 옥살이를 한 70대 노인이 반세기 만에 누명을 벗었습니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군형법상 적진으로의 도주 혐의로 무기징역이 선고됐던 74살 박 모 씨의 재심 재판에서 기존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확보된 여러 자료와 진술 등을 볼 때 당시 박 씨가 월북하려 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1969년 강원도 화천에서 선임병의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부대를 이탈했다가 길을 잃었던 박 씨는 이후 인근 부대에 인계된 뒤 북한으로 도주하려 했다는 거짓 자백을 강요받았습니다.
박 씨는 이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20년 동안 복역하다가 지난 1989년, 가석방으로 출소했습니다.
박 씨는 누명을 벗기 위해 재심을 청구했고, 지난해 9월 서울고등법원이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김경수 [kimgs8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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