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떠나는 82년생 정근우…굿바이 ‘악바리’

2020-12-16 5



추신수, 오승환, 이대호 그리고 김태균, 정근우까지…

한국야구의 황금세대로 불렸던 82년생 선수들인데요,

이제 하나 둘 그라운드를 떠나고 있습니다.

근성하면 최고였던 정근우의 각별한 소감을 김유빈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한국시리즈 우승 세 번에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금메달.

172cm 작은 키로 악바리처럼 받아낸 세 번의 골든글러브까지.

'악마의 2루수' 정근우는 163cm 최단신으로 2루를 지키는 후배에게 애착이 간다는데요.

[정근우]
"어릴 때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던 제모습이 생각나더라고요."

이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어 지찬아! (안녕하십니까.) 이게 무슨 일이야 갑자기? 요즘 몸 잘 만들고 있어? (선배님 따라갈 정도는 아니고 더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당연하지. 시간 지나면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을 정도로 금방 지나가."

지난해 급격히 찾아온 하락세.

올시즌 유니폼까지 바꿔 입고 다시 한번 뛰어봤지만 예전과 같지 않았습니다.

[정근우]
"몸상태, 자신감, 여러가지를 봤을 때 조금씩 마음의 정리를 했던 것 같아요."

살얼음판 같은 프로생활을 16년간 버티게 해준 건 동갑내기 친구들이었습니다.

[정근우]
"신수도 태균이도 진지하고 대호는 재밌지만 내면엔 또 진지함이 있고. 승환이도… 웃긴 건 제가 제일 웃겼죠? 제가 중간에서 브리지 역할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2000년 세계 청소년선수권을 재패한 82년생 친구들은 먼저 그라운드를 떠나게 된 정근우에게 어떤 말을 해줬을까.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뭐 때문에 은퇴했는지는. '고생했어'라는 말밖에 없는 거죠. 고생 많았어…"

채널A 뉴스 김유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