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지 7개월 만에 발견된 어머니…발달장애 아들은 노숙

2020-12-14 3



오늘처럼 추운날 안타까운 복지사각지대 뉴스를 또 전해드리게 됐습니다.

서울 서초구의 다세대주택에서 60대 여성이 숨진지 7개월 만에 발견됐습니다.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이 집 밖에서 노숙을 하며 홀로 지냈는데, 사회복지사의 도움 덕분에 어머니의 죽음을 세상에 알렸습니다.

김재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재건축을 앞둔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주택가.

지난 3일, 이 곳 다세대주택에서 6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오래 방치된 시신은 부패 상태가 심했습니다.

60대 여성을 발견한 건 사회복지사의 신고 덕분입니다.

이 복지사는 지난달 6일,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종이를 들고 노숙을 하던 아들을 만났고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집을 찾았습니다.

[정미경 / 사회복지사(신고자)]
"정성스레 또박또박썼는데 그걸 본순간 아 이분은 지적장애구나. 어떻게 할지 몰라서 노숙하고 계시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숨진 어머니 곁을 지키던 아들은 잠시 집을 나왔다 잠긴 문을 열지 못해 노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미경 / 사회복지사(신고자)]
"제가 깜짝 놀라서 '어머니 지금 어디계세요?' 물으니 (아들이) '우리 어머니는 천국에 계시죠' 하더라고요."

숨진 여성은 이혼 후 발달장애로 추정되는 아들과 단 둘이 살았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구청에서 제공하는 공공 일자리로 생계를 이어왔습니다.

생활이 어려워 전기료와 가스비도 내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모자가 살던 동네 주민센터는 장기 체납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해당 주민센터 관계자]
"(다른 기관에서) 이렇게 체납이 됐다라고 통지를 하거나 본인이 상담 오시는 거 외에는 사실 저희가 먼저 접근할 수 없는…"

경찰은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구두 소견에 따라 지병으로 인한 변사로 판단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재혁입니다.

winkj@donga.com
영상취재 : 박찬기
영상편집 : 차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