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 진중권이 말하다③…보수의 품격에 대하여

2020-12-08 21



■ 방송 : 채널A 뉴스 TOP10 (17:30~19:00)
■ 방송일 : 2020년 12월 8일 (화요일)
■ 진행 : 김종석 앵커
■ 출연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김종석 앵커]
돌아선 민심이 왜 보수 야당 지지로 가지 않는 건지. 요즘 뉴스를 보면요. 윤석열로 시작해서 윤석열로 끝나고 있잖아요. 야당의 입지가 너무 위축되는데요. 야당은 왜 이렇게 변화에 둔감한 겁니까?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그동안은 자기들이 주류라고 생각을 했던 거고요. 사실상 한국 사회를 갖다가 지난 60년간 지배했던 게 그분들 아닙니까. 그분들이 산업화를 이룩했고 거기에 대한 자부심도 굉장히 크고요. 또한 그분들은 우리사회에서 경제적인 강자로서 사회·정치·경제적인 헤게모니를 행사했던 위치인데요. 그 사이에 한국사회가 변했다는 걸 모르는 거예요. 한국 사회가 산업자본주의에서 금융자본주의 또는 이른바 정보화 사회로 넘어갔잖아요. 그 가운데 경제의 주축들도 IT나 이런 쪽이죠. 그 디지털 경제의 주축들은 민주당에 포섭돼 있는 상태인데요. 이분들은 아직도 자기들이 과거와 같은 주류라고 생각하고 주류 전략을 쓰거든요. 상대를 소수로 몰아버리는. 한마디로 변화된 상황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는 것 같아요. 새롭게 이 사회에 주류와 기득권 세력으로 등장한 민주당 세력에 대한 인식도 없는 것 같아요. 맨날 앉아서 주사파니, 종북이니 이런 얘기만 하잖아요.

[김종석]
낙인을 찍으면 예전 같으면 표가 왔는데...

[진중권]
그게 안 된다는 거죠. 낙인을 찍는 사람들이 소수화되고 고립되거든요. 그런 판단들을 지금 못하고 있는 겁니다.

[김종석]
진 교수님 해석, 비유를 대면요. 낙인만 찍고, 대안이 없고 비판만 하니까요. 대통령 지지율이 이렇게 떨어지고 있는 데도 반사이익도 하나도 없는 거군요. 보수의 미래는 그래도 있는 거겠죠?

[진중권]
있죠. 지금 문제는 뭐냐. 386들이 저 자리에 오르는데 20년이 걸렸잖아요. 기억하실 거예요. 젊은 피 수혈해서 김대중 대통령 때부터. 그때만 해도 아이들이었는데 다 커가지고 50대가 돼서 주력부대가 되지 않았습니까. 재밌는 현상이 바로 뭐냐. 20대하고 30대 초반 있잖아요. 이쪽 성향은 60대 보수 쪽하고 같이 가는 경향이 보여요. 지지율이. 이 세대들은 우리가 마치 한국전쟁 세대를 굉장히 싫어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민주화세대에 대한 굉장한 반감이, 우리 손위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이 강합니다. 또 다른 세대이거든요. 그들과 함께 미래를 기획하는 쪽으로 나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종석]
올 여름이군요. 보수는 진보가 실패한 지점에서 대안 서사를 써야 한다. 그래야 미래가 있다. 이런 말씀을 하셨죠?

[진중권]
두 개가 끝난 겁니다. 예컨대 산업화 서사는 이미 진작에 끝났고, 대신해서 등장한 게 민주화 서사인데요. 이것도 끝났고요. 그 다음에 결정은 바로 뭐냐. 그 다음 이야기를 누가 쓰느냐. 여기서 결판이 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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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위지혜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