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심'으로 전하는 진심…볼만한 전시
[앵커]
장기간의 코로나 사태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은데요.
연필과 잉크로 조용한 위로를 건네는 두 건의 무료 전시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최지숙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육필로 인생을 써 내려간 소설가 김훈.
수정하면 사라지고 마는 컴퓨터상의 글자와 달리 연필로 쓴 그의 원고지에는 고민의 흔적도, 마감의 기쁨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손에 쥐기조차 힘든 몽당연필이 될 때까지 수백, 수천 번 연필 선을 쌓아 그린 그림에선 은은한 향기마저 느껴지는 듯합니다.
큐레이터의 아틀리에 개관전으로 열린 '예술가의 연필' 전에선 김훈의 원고와 승효상의 건축설계도를 비롯한 30여 점의 연필 관련 작품을 선보입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시대에, 작지만 창조적인 연필의 힘과 따뜻한 '흑심'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몸을 불태워서 예술가의 영혼의 짝 역할을 했던 연필의 세계를 보실 수 있는 공감의 전시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어딘가 조금 엉성할지라도 자신이 주인공인 인생의 무대에서 혼신을 다 하는 춤.
작품의 제목은 'BTS', 보통 사람들입니다.
물결치는 체크무늬 한가운데로 뛰어드는 남성은, 수많은 선택으로 점철된 우리의 삶을 떠올리게 합니다.
잉크로 다양한 삶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성연웅 작가가 10번째 개인전 '소풍'을 열었습니다.
때로 쓰디쓴 생의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찾아 나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역동적인 몸짓에 투영했습니다.
"7전 8기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도 있고요. 지금까지 견뎌오신 것처럼 잘 견뎌주시고 제 그림을 보고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마스크 한 장에 의지한 채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시민들에게 진심을 담은 작은 전시들이 용기와 위로를 전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최지숙입니다. (js17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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