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사’ 윗선 어디까지 향할까…청와대 반응은?

2020-12-05 1



산업부 공무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앞으로 수사는 어떻게 진행될 지, 여권 분위기는 어떤지 알아봅니다.

정치부 이현수, 사회부 정현우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정현우 기자에게 먼저 물어보죠. 어젯밤 산업부 직원 2명이 구속됐습니다. 앞으로 원전 수사, 진짜 청와대까지 가는 겁니까?

네, 수사가 청와대로 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설계 수명인 30년을 넘겼지만 수리와 보강에 7천억 원을 들여 오는 2022년까지 수명을 늘린 월성 원전 1호기.

하지만 2018년 계속 가동시 경제성이 낮다는 평가 결과가 나온 뒤 조기 폐쇄가 확정됐죠.

감사원은 조기 폐쇄 결정의 핵심 근거였던 경제성 평가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을 했는데요.

어젯밤 구속된 산업부 직원들이 감사를 앞두고 관련 자료를 대량 삭제하는 바람에, 감사원 감사에서는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에 대한 실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산업부 직원들이 삭제한 자료 중에는 청와대 비서실에 보고된 문건도 다수 있었는데요.

이 때문에 검찰 수사의 다음 단계는, 경제성 평가 과정에 누가 어떻게 개입했느냐가 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검찰은 이 과정에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과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나아가 윗선인 청와대 관계자가 관여했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질문]
검찰이 그렇게 보는 근거가 있나요?

우선 검찰 수사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이, 감사원의 감사 보고서인데요.

보고서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감사 초기에 산업부가 제출 자료가 감사원 요구에 다소 미치지 못한 점을 양해해달라며 그 이유로, 경제성 평가는 한국수력원자력이 추진했기 때문에 주로 구두로 보고가 이뤄졌다,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최재형 감사원장은 "산업부가 자료를 삭제한 뒤 허위 진술을 거듭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는데요.

산업부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데엔 믿는 구석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가 됐습니다.

검찰이 감사원 감사 대상에 들어있지 않았던 채희봉 현 한국가스공사 사장,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을 압수수색 한 것도, 이 부분을 확인하려는 걸로 보입니다.

[질문]
결국 윗선으로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는 건데, 이현수 기자. 윗선을 어디까지로 볼 수 있나요?

수사가 진행 중이라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감사원의 감사보고서와 청와대 조직도를 보면 대략 어느 정도 예상은 가능합니다.

구속된 문 모 당시 산업부 국장의 기본 보고 라인은 당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겠죠.

또 감사원이 작성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산업부 직원 3명 중 구속을 면한 당시 산업부 과장에게 대통령 산업정책비서관실 행정관이 월성1호기 조기폐쇄 추진방안에 대해 보고하도록 지시를 합니다.

청와대와의 고리가 생기게 되는 겁니다.

대통령 산업정책비서관실 행정관 위에는 현재 한국가스공사 사장인 채희봉 당시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이 있고요.

조직도상 상급자는 홍장표 당시 경제수석, 장하성 당시 정책실장입니다.

여기에, 2018년 초 당시 탈원전 정책을 챙긴것으로 알려진 김수현 당시 사회수석비서관도 언급됩니다.

문 대통령도 감사 보고서에 같은 내용으로 두 번 나오는데요.

2018년 4월 즈음, 문 대통령이 월성1호기 영구 가동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지를 물었고, 이 내용이 백운규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전달됐다는 부분입니다.

[질문]
원전 수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산업부 직원들이 구속된 건데, 청와대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공식반응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검찰의 원전 수사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가 마치 문제가 있는 집단인 것처럼 프레임을 씌우고 수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라고 말했고요.

"검찰이 수사만 할 것이지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질문]
원전수사는 계속 진행이 될 것 같은데, 이런 와중에 백운규 전 장관을 변호했던 이용구 변호사가 법무부 차관으로 왔잖아요.

네, 이용구 차관은 차관에 내정되면서 백 전 장관과의 사건 수임 계약을 해지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윤석열 총장 징계위원회에 이용구 차관이 당연직 징계위원으로 참여하는 걸 두고도 논란이 많은데요.

이 차관은 윤 총장 징계사유에 월성 원전과 관련 내용이 없으니, 징계위 참여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윤 총장이, 월성원전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내는 국면에서 직무정지를 당했고,

백운규 전 장관 압수수색 때 변호인 자격으로 참관까지 한 변호인이 법무부 차관으로 와서 징계위에 들어가게 됐기 때문에, 시기와 상황 모두 공교롭다는 말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검찰의 원전 수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휘하고 있죠. 여권에서는 윤 총장의 자진사퇴를 거론하고 있다면서요?

네, 그렇습니다.

윤석열 총장의 징계를 결정하는 징계위가 10일로 연기된만큼 그 전에 알아서 나가주기를 바라는 것 같습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총장이 스스로 결단해야 될 시간이 오고있다, 징계위 전에 자진사퇴하는 것이 가장 명예로운 방법"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동반 퇴진을 문 대통령에게 건의했던 정세균 총리의 역할론도 다시 거론되고 있는데요.

총리실에서도 역할을 해야한다는데는 공감하지만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윤 총장 측이 강수로 맞서고 있어서 뾰족한 수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여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현수, 정현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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