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으로 출구 찾기…내년엔 '남북의 시간' 올까

2020-11-28 0

'백신'으로 출구 찾기…내년엔 '남북의 시간' 올까

[앵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우려되는 가운데, 코로나 백신 개발과 공급 문제가 모두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코로나 백신이 꽉 막힌 남북관계를 푸는 열쇠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앞장서서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지성림 기자입니다.

[기자]

과거 정부에서도 대북 인도적 지원이나 남북 경협 활성화를 통해 남북관계의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경우가 없지 않았습니다.

김대중 정부 시기였던 1999년 6월, 북한 경비정의 북방한계선 침범으로 '1차 연평해전'이 발발했습니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는 '정경분리' 원칙에 따라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제동을 걸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관광객 억류로 일시 중단됐던 금강산 관광 사업도 정부의 승인으로 재개됐습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것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었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대북 인도적 지원이 한몫 단단히 했습니다.

2006년 10월, 북한이 1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얼어붙었습니다.

이런 정세 속에서도 노무현 정부는 북한이 적십자 채널을 통해 요청한 비료 30만t을 지원했고, 북한에 구제역이 발생하자 적극적인 방역 협력에도 나섰습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중단됐던 대북 식량 차관이 재개됐고, 수해복구 자재와 장비 지원도 이뤄졌습니다.

노무현 정부의 일관된 대북지원 원칙을 바탕으로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습니다.

세계적인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보건 위기 속에서 문재인 정부는 보건 협력을 통해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어가려는 구상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의 등장이 남북관계에서도 판을 바꾸는 이른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한마디로,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지원을 통해 남북관계의 돌파구를 열겠다는 겁니다.

"머지않은 시기에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고 보급된다면 서로 나눔과 협력을 통해서 한반도에는 사람과 물자가 오고 갈 수 있는 새로운 여건이 조성될 것입니다."

이 장관이 일각의 비판도 감내하면서 '백신 지원' 분위기를 계속 띄우는 것은 내년 상반기가 한반도 정세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내년 1월 출범하는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수립하기까지 북미관계에는 일종의 '공백기'가 불가피합니다.

이 장관은 이 공백기를 남북관계 진전으로 채워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세 전환기를 '남북의 시간'으로 만들어가기를 희망합니다."

"새로운 정세 변화의 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 기회의 공간을 '남북의 시간'으로 채우고…"

문제는 북한의 호응입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현재로서는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날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의 차기 행정부는 한동안 원칙적인 대북정책을 고수하며 강경한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고, 우방인 중국도 미국과의 힘겨루기 속에서 북한만 편들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북한이 공식 입장을 내지는 않았지만,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과 방일에 내심 불편한 심정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북한이 활로를 찾을 수 있는 가장 쉬운 길은 남쪽에서 내미는 손을 잡는 것입니다.

특히 '백신 지원' 카드는 북한으로서는 거절하기 힘든 제안일 겁니다.

현재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 국경을 봉쇄하고 모든 외부지원을 거부한다는 방침이지만, 내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할 새로운 국가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을 달성하려면 언젠가는 국경 봉쇄를 풀고 무역을 비롯한 경제 활동을 재개해야 합니다.

국경 봉쇄를 풀기 위해서는 백신이 필수입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상용화될 즈음인 내년 상반기에는 남북관계가 지금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연합뉴스TV 지성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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