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이 20대 꿈 앗아갔다…빚 갚으려 배달 중 사고

2020-11-11 288



코로나19 때문에 식당 문을 닫고, 빚을 갚으려고, 새벽 배달에 나섰던 20대 청년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습니다.

운전자는 만취한 상태에서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건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4차선 도로에 부서진 오토바이가 쓰러져 있습니다.

음주 운전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은 겁니다.

배달원을 치고도 150m를 역주행한 승용차는 바퀴가 고장 난 뒤에야 멈췄습니다.

이 사고로 배달원은 왼쪽 다리를 크게 다쳐 다리 절단 수술을 받았습니다.

[견인차 기사]
"피가 너무 많이 나고 다리 쪽이 크게 많이 다쳤어요. 저희가 육안으로 봐도 너무 심각한 거 같아서…"

승용차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 0.171%였습니다.

30대 운전자는 경찰 조사에서 "소주 두 병을 마신 뒤 운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24살 배달원은 식당을 운영하다 최근 사정이 어려워져 가게 문을 닫고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식당을 차릴 때 생긴 빚을 스스로 갚으려고 시작했는데, 배달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사고를 당한 겁니다.

[피해자 황모 씨 고모]
"앞으로 어떻게 사느냐 문제잖아요. 아직 결혼도 안 하고 어린 나이에 다리가 그렇게…집에 손 못 벌리고 자기가 알아서 한 건데."

반복되는 음주 사고에 음주운전 방지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찰도 신중하게 검토 중입니다.

[송민헌 / 경찰청 차장(지난달 27일)]
"음주측정을 실시해 단속 수치가 나오면 자동으로 시동이 잠기는 음주운전 방지장치를 상습 음주 운전자의 차량에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다만 음주 운전자로 낙인 찍히는 등 인권 침해 우려가 있고, 개당 200만 원에 이르는 설치와 유지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도 논란이라 도입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입니다.

채널A 뉴스 박건영입니다.

change@donga.com
영상취재 : 임채언
영상편집 : 이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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