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결과에 불복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외교안보 국제부 김민지 기자 나와있습니다.
Q1)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와 소송 때문에 대통령직을 쉽게 내려놓지 못한다는 관측이 있어요. 얼마나 많은 소송이 걸려있나요?
트럼프 대통령, 한 번의 탄핵과 여섯 번의 파산에서도 살아남았지만 이번은 다릅니다.
탈세, 보험사기, 사문서 위조, 성폭행 의혹 등 줄소송이 기다리고 있는 건데요.
뉴욕 주와 맨해튼 시 검찰이 별건으로 수사 중인 형사사건 2건을 포함해 민사소송까지 합치면 12건의 소송이 진행 중입니다.
Q2) 민사사건은, 트럼프의 재산이 워낙 많으니까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요?
트럼프 대통령의 자산은 올해 포브스 기준 2조 8200억 원으로 추정되는데요.
문제는 자산의 절반에 가까운 1조 2400억 원이 빚이라는 겁니다.
당장 트럼프그룹은 2년 뒤 도이체방크에 빌린 3800억 원을 갚아야 하는데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자산 가치가 하락한데다 다른 은행들도 대출을 꺼리고 있다고 합니다.
자칫 트럼프 대통령이 파산할 수도 있다 이런 암울한 관측도 나옵니다.
Q3) 파산까지 하면 답이 없겠네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버티다 사면 카드를 쓸 수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는데, 자기 죄를 없앤다는 얘긴가요?
미국 대통령은 헌법에 따라 탄핵 사안을 제외하고 연방법을 어긴 형사사건에서 범죄 기록을 지우거나 감형하는 사면을 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동안 44차례 사면을 단행했고 2018년에는 SNS에 "내 자신도 사면할 수 있는
절대적 권한을 갖고 있다"고 해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지난달 임명된 보수 성향 배럿 대법관 역시 청문회에서 대통령 셀프 사면이 가능한지에 대해선 명확히 답하지 않았습니다.
[에이미 코니 배럿 / 미국 연방대법관 (지난달)]
"제가 아는 한 (대통령의 셀프 사면권은) 소송으로 제기된 바 없습니다. 대통령의 사면권이 가진 권한의 범위는 법적 판단을 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Q4) 자기 죄를 없애준 사례는 우리도 미국도 없었던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이 트럼프를 사면해줄 방법이 있습니까?
후임 대통령에게 사면을 받는 겁니다.
우선 과거 전례에 따른 꼼수 사면이 있습니다.
1974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수세에 몰린 닉슨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사임하고 부통령 포드가 대통령직을 승계했는데요.
이때 러닝메이트였던 포드 대통령이 닉슨 전 대통령을 사면해준 바 있습니다.
꼼수에 동참해야 하는 펜스 부통령에 입장에선 부담도 되지만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은 졌지만 4년 전보다 800만 표를 더 얻는 등 만만치 않은 표심 결집을 보여줬습니다.
만약 펜스 부통령이 4년 뒤 대권을 노린다면 트럼프 지지층 흡수를 노리고 결단할 수 있다는 겁니다.
Q5) 이 방법은 지금 당장 펜스를 대통령으로 임명하고 사면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복잡하겠네요. 바이든과 사면을 놓고 딜을 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정권을 이양받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면받을 가능성도 열려는 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이 대통합 메시지를 내면서 끌어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인데요.
하지만 실제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반트럼프 진영의 지지로 당선된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죄를 눈감아 줄 경우 정치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실제 포드 전 대통령도 닉슨 전 대통령을 사면한 뒤, 다음 재선은 실패했습니다.
무엇보다 사면을 받으려면 우선 기소가 돼야 하고 주법원을 넘어 연방법원까지 올라와야 가능합니다.
결국, 남은 두 달 동안 기소가 되지 않는다면 사면을 받을 수 없고
퇴임 후 트럼프 재단이 있는 뉴욕 주 검찰과 피 말리는 법적 공방을 벌일 수밖에 없습니다.
백악관을 나오면 가시밭길을 피하긴 어렵겠군요.
김민지 기자 잘들었습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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