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밤 한 여성이 아기 두고 가는 장면 포착
놓고 갈 땐 아기 살아 있었던 것으로 추정
베이비박스 앞까지 와서 왜 사용 안 한 건지 의문
서울 관악구의 한 교회에 설치된 '베이비박스' 바로 옆에서 갓 태어난 아기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베이비박스 안에라도 놓고 갔다면 아이가 살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김경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른 새벽,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 교회에 설치된 '베이비박스' 근처에서 남자 아기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지나던 행인이 발견해 교회 측에 알렸고 교회 직원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분홍색 담요에 싸여있던 아기는 탯줄과 태반이 달려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기는 베이비박스에서 불과 몇 걸음 떨어진 이 파란 드럼통 아래에서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근처 CCTV를 확인한 결과 전날 밤 한 여성이 드럼통 위에 아기를 두고 가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영상에는 아기가 드럼통에서 떨어지는 모습도 찍힌 것으로 알려졌는데, 버려질 땐 아기가 살아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교회 관계자 : 대부분은 엄마들이 안 들어오고 싶으면 아기 여깄다는 신호로 벨을 눌러요. 여태껏 다 살렸다고요. 그래서 너무 마음이 무겁고 너무 힘들어요.]
혹시 늦은 시간이라 베이비박스를 못 보거나 사용을 못 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조명과 안내판이 있는 데다 문도 쉽게 열리는 구조입니다.
못 보고 지나치기가 더 어려운 건데 굳이 베이비박스 코앞까지 와서 왜 맞은편 드럼통에 아기를 놓고 간 건진 의문입니다
[이종락 / 주사랑공동체교회 목사 : 항상 지나가는 사람마다 확인할 수 있도록 시설을 다시 보완을 하겠습니다. 1,800명 넘게 들어왔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에요. 그래서 더 가슴이 찢어지고 아파요.]
아기를 두고 간 여성이 친모인지도 아직은 확인되지 않았는데, 경찰은 일단 영상 속의 여성을 찾고 있습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해 아기의 정확한 나이와 생전 건강상태, 사망 원인 등을 확인할 방침입니다.
YTN 김경수[kimgs8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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