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공화당 텃밭, 텍사스주의 험악한 분위기 보셨는데, 치열한 경합지역은 더 살벌합니다.
최대 격전지 필라델피아의 우리 한인들은 공포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주방위군까지 투입됐지만, 누가 이기든 선거 이후 폭력 사태를 피하기 힘든 분위기라 초긴장상태인데요.
윤수민 특파원이 직접 가서 확인했습니다.
[리포트]
미국의 독립선언문이 작성된 '자유의 도시' 필라델피아의 거립니다.
가게마다 쇠창살이 설치됐고 문은 굳게 잠겨 있습니다.
인적이 뚝 끊긴 도심 주요 지역에는 완전 무장한 주방위군이 투입돼 삼엄한 경계를 서고 있습니다.
[피 흘리는 항의 시위대 vs 피 흘리는 경찰]
얼마 전 백인 경찰의 흑인 총격 사건으로 폭동이 발생했던 필라델피아는 대선을 하루 앞두고 말 그대로 폭풍전야입니다.
흑인 인구가 44%인 필라델피아는 전통적인 민주당 강세지역이었지만, 2016년 대선에서는 필라델피아가 포함된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게 0.72%포인트 차로 이겼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8년 집권이 끝나자 흑인들이 투표를 외면했기 때문인데, 올해는 상황이 다릅니다.
한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흑인 폭동을 우려합니다.
[필라델피아 거주 한인]
"이쪽(한인타운) 아래로 완전 흑인동네예요. 폭동까지 나고 그랬거든요, 얼마 전에."
이미 두 번의 흑인 시위 당시 약탈의 표적이 됐던 한 가게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미용용품 판매 상인]
"요새 영업시간을 줄인 상태라서…한두 블록 밑에 경찰서가 있어요. 그래서 다른 지역보다는 덜 위험한 것 같아요."
아예 영업을 중단한 곳도 있습니다.
[기자]
"필라델피아에는 불고기 등 한식을 파는 작은 식당들이 많은데요. 이렇게 출입문 앞에는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이 걸린 상태입니다."
한인들은 바이든 후보가 승리해도 걱정이라고 말합니다.
[필라델피아 거주 한인]
"많이 걱정해요. 선거날에 문제 있을 것 같고. 백인분들, 공화당 분들 좀 그런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누가 당선되든 폭력 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한인들은 결과에 승복하는 성숙한 민주주의를 기대하며 상황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습니다.
필라델피아에서 채널A 뉴스 윤수민입니다.
soom@donga.com
영상취재 : 최춘환(VJ)
영상편집 : 손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