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밭 된 고구마밭...멧돼지 습격에 농촌 '이중고' / YTN

2020-10-30 5

올해는 두 차례의 강력한 태풍에 농가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가을 수확 철이 되니까 야생 멧돼지가 극성입니다.

농업 현장의 이중고에 농민들의 한숨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HCN 양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늦은 밤, 야생 멧돼지가 빠른 속도로 밭을 파헤칩니다.

멧돼지는 200평 규모의 고구마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캐지 못한 고구마도 모조리 먹어 치웠습니다.

애써 쳐 놓은 그물 펜스도 무용지물.

해마다 반복되는 멧돼지의 습격에 농민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허태선 / 피해농민, 포항시 기계면 : 피해가 많죠. 멧돼지가 한번 고랑을 (파고), 고구마 맛을 보면 거의 다 초토화 시키는거죠. 하나도 남김없이 다 파먹어 버리는 거죠.]

[배만직 / 피해농민, 포항시 기계면 : 막 다 밟아버리고 한 이삭씩 겨우 남아 있는걸 돼지가 와서 다 훑어버리면 3분의 1 수확도 못 해요.]

올해 멧돼지 피해로 포항시에 접수된 신고 건수만 남구 125건, 북구 429건.

극심한 피해로 인해 특수 철제 울타리 신청 건수만 남북 구 합해 50건이 넘습니다.

멧돼지 개체 수 조절이 쉽지 않아 농민들의 불안과 관련 비용 부담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허태선 / 피해농민, 포항시 기계면 : 저희들은 처음엔 멧돼지 새끼만 있는 줄 알고 '이쁘다' 하고 그랬는데 나중에 보니까 어미도 주변에 어슬렁거리니까 굉장히 무섭죠... 멧돼지랑 눈 마주치면 솔직히 겁나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포항시 남·북구청은 유해조수 포획을 올해는 한층 강화했습니다.

개체 수 조절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 차원에서 민원 신고 없이도 포획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올해만 1천 마리를 잡았습니다.

예년의 10배 수준입니다.

[최호선 / 포항시 환경정책팀장 : 농작물 피해에 대해서도 실태조사를 통해 피해를 산정해 매년 12월에 예산 범위 내 보상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민원신고 상관없이 상시적으로 우리 15명 정도 운영하고 있는데 야생동물에 의해 피해가 없도록 피해방지단을 통해 신속하게...]

두 차례의 강력한 태풍에 가뜩이나 큰 타격을 입은 농촌이 수확 철엔 멧돼지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HCN 뉴스 양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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