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15명째 사망…‘새벽·당일 배송’ 속도 경쟁이 사지로

2020-10-30 1



택배기사들의 과로 문제, 연속보도하고 있습니다.

심야시간 택배 차량을 운행하던 기사가 숨지는 일이 또 일어났습니다.

올해 들어 15명째입니다.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 택배업체들의 속도 경쟁이 기사들을 사지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먼저 황수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늘 새벽 0시 8분,

컴컴한 복도에 작은 불빛이 나타납니다.

택배기사가 배송지를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켠 것입니다.

박스에 담긴 건 어제 오후 3시쯤 주문한 물건입니다.

새벽 2시40분 또다른 아파트의 현관 앞.

택배기사가 걸어오자 불이 켜집니다.

전날 저녁 8시에 주문해 7시간 만에 도착했습니다.

모두 잠든 새벽, 택배기사들은 배달 완료 인증샷을 찍고 또 어디론가 달려갑니다.

촘촘한 새벽 배송망의 한 부분을 담당하던 택배기사 58살 김모 씨가 지난 27일 밤, 화물차 안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15번째입니다.

유족들은 지난 3개월동안 밤마다 대전과 부산을 오간 '심야 장거리 운전'이 과로사를 불러왔다고 주장합니다.

[강충원 / 서울서부근로자건강센터 전문의]
"심장이 낮에는 열심히 뛰고 밤에는 쉬게 돼 있는데 쉬어야 될 심장이 계속 뛰어야 됩니다. 쉬어야 될 때 뛰니깐 부담이 더 많이 됩니다."

빨리 받고 싶은 소비자들의 수요와 업체들간 속도 경쟁이 근로자의 야간 노동을 유발했고, 코로나19 사태로 택배량은 폭증했습니다.

[박종식 / 창원대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
"(근무여건을) 바꾸지 않으면 새벽 배송 새벽에 일을 하는 택배 기사나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자꾸 사망하죠. 이 상태에선."

택배기사들의 심야 노동 여건 개선과 당일배송, 새벽배송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시급해 보입니다.

채널A 뉴스 황수현입니다.

soohyun87@donga.com
영상취재: 이승헌
영상편집: 이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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