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검찰 덮어”…라임 사건 맡은 남부지검장 사의

2020-10-22 9



이 치열한 국정감사 시작 직전에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라임 사태 수사를 일선에서 지휘하고 있는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사표를 던진 겁니다.

두 달 전 남부지검장에 임명된 그는, 윤 총장보다 추미애 장관에 더 가깝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정치가 검찰을 덮었다”며 사실상 추 장관을 저격하고 떠났습니다.

이지운 기자입니다.

[리포트]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검찰 내부 전산망에 사의 표명글을 올린 건 오늘 오전 10시쯤.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직전이었습니다.

박 지검장은 지난 8월, 라임 사건 수사를 맡은 서울남부지검장에 부임했습니다.

박 지검장은 게시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근거를 반박했습니다.

"검찰총장 지휘 배제의 주요 의혹들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는 겁니다. "가족 관련 사건 수사에 대해 검찰총장이 스스로 수사지휘를 회피해 왔다는 점에서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고도 했습니다.

박 지검장은 사흘 전 국정감사장에서 수사를 제대로 하라는 2질타를 받았습니다.

[박범계 / 더불어민주당 의원(지난 19일) ]
"검사들 술자리 관련된 거는 이번 김봉현 폭로로 처음 알았다 이런 얘깁니까? (예 그렇습니다.)"

"우리 박순철 검사장님, 정신 똑바로 차리고 수사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박 지검장은 현재 상황에서 "라임 수사팀이 어떤 수사결과를 내놓더라도 그 공정성을 의심할 것"이라며 "정치가 검찰을 덮어 버렸다" "이제 검사직을 내려 놓으려 한다"고 했습니다.

이 게시글에는 현재 검찰이 처한 현실을 개탄하면서도, 사퇴를 만류하는 후배 검사들의 댓글 수십 개가 달렸습니다.

박 지검장의 사의 표명 소식이 알려지자 추미애 장관은 "수사에 관한 책무와 권한을 부여받은 검사장이 사의를 표명해 유감"이라며, "금명간에 후속 인사를 실시할 예정" 이라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이지운입니다.

easy@donga.com

영상편집: 변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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