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우주국 탐사선이 소행성의 흙을 채취하는데 성공했습니다.
10초 남짓의 짧은 순간 소행성에 닿았는데, 이 10초를 위해 4년 동안 날아갔습니다.
윤수민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지구로부터 약 3억 3400만km 떨어진 소행성 '베누'.
화성보다 5배나 먼 곳으로 지구와 통신하려면 18분을 기다려야 합니다.
63빌딩 두 배 크기의 이 작은 소행성에 탐사선 오시리스-렉스가 접근합니다.
북반구에 위치한 '나이팅게일'에 로봇팔을 쭉 뻗은 뒤 내려가 팔 끝을 소행성 표면에 가져갑니다.
[현장음]
"진입합니다. 진입합니다. 터치다운을 선언합니다."
곧바로 질소가스를 표면에 쏴, 튀어오르는 자갈을 로봇팔로 채집하는데 성공합니다.
중력이 낮아 착륙할 수 없자 스치듯 날아가며 빨아들인 겁니다.
[단테 로레타 / 나사 항공우주국 조사관]
"지금 너무 벅차네요. 소행성 표면까지 도달했습니다. 접촉을 했고요. 가스통이 터졌죠."
소행성 베누와 접촉한 시간은 단 10초.
하지만 이 10초를 위해 오시리스-렉스는 지구에서 4년이나 날아간 겁니다.
베누는 약 45억 년 전에 만들어져 태양계 형성과 생명의 기원을 풀 수 있는 '타임캡슐'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루시 림 / 나사 항공우주국 행성 과학자]
"소행성들은 굉장하고, 지구와 달이 형성되기 전 태양계의 아주 초기 역사에 대해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오시리스-렉스는 내년 1월 한번 더 흙을 채취한 뒤 지구로 복귀합니다.
밀봉된 용기에 담긴 흙은 오는 2023년 9월쯤 낙하산에 매달려 유타주 사막에 떨어지게 됩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채널A 뉴스 윤수민입니다.
soom@donga.com
영상편집 : 이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