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처음 빠졌다…한미 동맹 ‘삐걱’

2020-10-15 1



서욱 국방부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간의 회동 분위기는 싸늘했습니다.

매년 안보협의회를 열고 있는데요.

지난해 합의문을 보면 7조에 주한미군을 현 수준에서 유지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죠.

매년 당연히 자동적으로 들어가는 문구였는데, 올해 이 문구가 미국의 요구로 처음 빠졌습니다.

삐걱거리는 한미동맹의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최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미 국방장관이 마주앉았지만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부터 입장이 갈렸습니다.

[서욱 / 국방부 장관]
"전작권 전환의 조건을 조기에 구비해 한국군 주도의 연합 방위 체제를 빈틈없이 준비하는 데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마크 에스퍼 / 미국 국방부 장관]
"한국군 사령관에 전시 작전권을 넘기기 위한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결국, 내년에 진행할 검증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미국 납세자만 불공평해선 안 된다며 에스퍼 장관은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기도 했습니다.

테이블 건너편에 앉은 이수혁 주미 대사를 겨냥해 작심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크 에스퍼 / 미국 국방부 장관]
"지난 70년간 우리 동맹은 평화와 번영의 보루로 남아 있습니다. 우린 다가올 70년 그 이상의 도전에 마주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사랑할 수 있어야 앞으로 70년도 미국을 선택할 수 있다'는 최근 이수혁 대사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한 겁니다.

회담 후 예정됐던 공동 기자회견도 갑자기 취소됐습니다.

뒤늦게 나온 공동성명에는 그동안 빠진 적 없던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문구가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빠졌습니다.

우리는 종전대로 해당 문구를 유지해줄 것을 제안했지만, 미국이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방부는 "코로나19에다 미국 사정으로 기자회견이 취소됐을 뿐 현안에서 한미 사이 이견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서울과 워싱턴에서는 삐걱 되는 한미동맹 분위기가 그대로 노출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최선입니다.

최선 기자 beste@donga.com
영상취재: 정명환(VJ)
영상편집: 조성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