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꽃게 구매 확인했는데…“왜 통화했냐” 6번 물어

2020-10-13 46



북한이 떠들석하게 열병식을 하는 사이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점점 잊혀지고 있습니다.

해경은 월북이라는 잠정 결론을 발표했지만, 실종 직전까지 꽃게 구매 대행을 하며 경제활동을 했다고 전해드렸죠.

앞서 보도로 전해드린 것보다 숨진 공무원이 많은 양의 꽃게를 적극적으로 구매하려고 했고, 이 사실을 해경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망 전 남긴 중요한 행적일 수 있는데 해경은 왜 이런 내용을 수사 결과 발표에 넣지 않았을까요?

구자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공무원 이모 씨는 꽃게 구매대행을 위해 선장 3명에게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19일 이 씨는 개인 휴대전화로 A 선장에게 전화해 꽃게 400kg을 살 수 있는지 문의했습니다.

추석에 쓰려 한다고 목적도 설명했습니다.

A 선장이 양이 많다고 거절하자 이 씨는 다른 선장 연락처를 물었고 A 선장은 B 선장 연락처를 알려줬습니다.

B 선장도 거절하자 이 씨는 또다른 선장에게 연락했습니다.

앞서 채널A가 입수한 구매 희망자 명단에는 주문량이 70kg이었는데 실제로는 5배가 넘는 400kg을 사려고 한 겁니다.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경제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나선 셈입니다.

해경은 이 씨 통화내역에서 선장들을 특정하고도 전화조사만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선장은 해경에서 전화가 6번 왔는데 매번 다른 사람이 전화해 "무엇 때문에 이 씨와 통화했느냐"는 질문을 반복했다고 말했습니다.

취재진이 해경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수사 중이라 말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국정감사에서는 해경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권성동 / 국민의힘 의원 (지난 8일, 국회 농해수위)]
"이런 엉터리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걸 보면서 해경 측의 수준이 굉장히 의심스럽다."

야당 농해수위 위원들은 해경이 '자진 월북'으로 결론내고 짜맞추기 수사를 한다며 내일 연평도를 찾아 수사 상황을 직접 듣겠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jajoonneam@donga.com
영상편집 : 김지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