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황금에 미친 시대’…서울 ‘경성’의 모습은?

2020-10-11 11



황금에 미친 시대, 이번엔 100년 전 서울 ‘경성’으로 가보실텐데요.

이현용 기자가 안내합니다.

[리포트]
오래전 대중가요 '만곡'이 흘러나오는 고풍스러운 옥상 파티에서 100년 전 서울을 느껴봅니다.

이곳은 다름 아닌 미술관.

1920년대 시대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와 함께 기획된 관객 체험 행사입니다.

허정숙, 주세죽, 고명자 등 당대 대표적 신여성 '트로이카'의 기록을 3차원으로 펼쳐낸 이곳은, 1922년 '신여성' 편집실을 소설 '세 여자'를 기반으로 재현했습니다.

[조선희 / 소설가]
"전시 공간에서 좀 더 쉽게 독자들이 상상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당대 언론인 일민 김상만 선생의 집무실을 보존한 이 곳은 일반에 처음 공개된 곳.

작가 특유의 상상력이 동원된 조명 예술로 만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 합니다.

이어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에서 영감을 받은 이 미디어아트는, 작가가 상상한 1920년대 경성 곳곳을, VR을 통해 거닐 수 있습니다.

[권하윤 / 작가]
"만문·만화의 시선을 빌려서 새로운 경성을 발견하게 될 텐데요. 상상 속에서 경성을 다시 제가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정아 / 서울 서대문구]
"무엇보다 제가 본 적이 없던 형식의 전시라, 너무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세계 대공황과 금광 열풍이 불어 닥쳐 '황금에 미친 시대'라는 자조 섞인 이름이 붙으면서도, 새로운 문화의 바람이 불던 그 시대.

다른 듯 닮은 듯 100년 전 기록들이 예술과 만나 재구성돼 오늘날의 사람들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이현용입니다.

hy2@donga.com
영상취재: 박찬기
영상편집: 변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