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문학상은 미국의 여류 시인 루이즈 글릭이 차지했습니다.
고독과 상실을 이겨내는 치유의 시를 썼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노벨문학상이 시인에게 돌아간 것은 21세기 들어 세 번째입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내 독자들에게 생소한 루이즈 글릭은 미국에서도 주류에선 약간 거리가 있는 시인입니다.
1992년 '야생 붓꽃'이 퓰리처상을 받는 등 상은 많이 받았지만, 독자들이나 연구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진 못한 편입니다.
문단에선 이번 수상을 "스웨덴 한림원이 글릭을 발견했다"고 표현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코로나로 전세계가 힘든 요즘 70대 여류 시인의 자전적인 시들은, 강력한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평을 받습니다.
어린 시절 거식증으로 7년 동안 심리치료를 받는 등 시인이 겪어온 많은 시련들은, 정제된 시어를 통해 강력한 삶의 의지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정은귀 / 한국외대 영문학과 교수 : 절망 속을 아주 의연하게 통과하고 있으면서 삶 속의 기쁨을 찾는 그런 시를 쓴 점을 높이 평가하지 않았나 싶어요. 아주 힘든데, 그걸 아주 거뜬히 이겨내는 의연함 깉은게, 당당함이 있거든요. (글릭의) 시에.]
노벨상은 지난 20년 동안 시인에게 인색했습니다.
시인이 노벨문학상을 받는 건 21세기 들어 세 번째.
그것도 지난 2016년 많은 논란을 불러왔던 수상자 가수 밥 딜런까지 포함해서입니다.
그전 30년 동안 12명의 시인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겁니다.
더욱이 여성 시인의 노벨문학상은 1996년 스웨덴의 비슬라바 쉼보르스카 이후 24년 만이어서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국내에 번역된 시집은 아직 없지만, 류시화 시인이 엮은 시모음집에 그녀의 시가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시인은 간결한 문체로, 간절한 희망을 강력하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 두려운가. 그렇다, 하지만 당신과 함께 다시 외친다. '좋아, 기쁨에 모험을 걸자.' 새로운 세상의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 눈풀꽃(Snowdrops) 중에서. 류시화 번역
YTN 기정훈[prod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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