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알짜 매물 샀다…‘규제 빈틈’ 노린 외국인들

2020-10-04 15



집값 잡는다며 정부가 스무차례 넘는 규제를 내놨지만 상승폭은 더 커지고 안 그래도 비싼 집 사기는 더 어려워졌죠.

우리가 못 사는 집을 누가 사고 있는지 아십니까.

외국인, 입니다.

서울 강남 알짜 매물을 사들이고 있었습니다.

조현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말, 강남의 한 부동산을 방문한 중국 국적의 A 씨.

투자의 목적으로 강남구 대치동과 일원동 10억 원 안팎의 빌라 두 채를 두고 고민 중입니다.

중국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지만 한국 부동산, 특히 강남쪽으로 투자가치가 높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허준 / 강남구 공인중개사]
"외국인 중에 중국 국적 가진 분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상당 건수가 증가했습니다. 빌라, 상가 등의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실제로 지난 8월 외국인의 서울 강남4구 건축물 거래량은 총133건.

전달보다 5.5% 늘어나 올들어 최고치입니다.

구별로는 서초구가 59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와 송파구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40%나 급감한 서울 전체 건축물 거래량과 대조됩니다.

결국, 부동산 규제 강화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매수세가 주춤한 사이 외국인들이 강남의 '알짜 매물'을 사들이고 있는 겁니다.

비거주 외국인 경우, 이미 외국에 여러채의 집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국내 부동산을 매입해도 대출 등의 다주택자 규제를 받지 않습니다.

대출 규제로 국내 매수자의 돈줄이 막히는 동안 외국인은 글로벌 은행을 통해 구한 자금으로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는 겁니다.

내국인 역차별이란 반발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고종완 /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외국인들이 규제를 받지 않고 매입할 수 있다면 집값 안정에는 역주행할 수 있고. 외국은행에서 대출을 받아도 LTV, DTI 규제가 똑같이 적용될 필요가…"

서민들에게 내집 마련의 꿈이 멀어져가는 사이,

외국인들은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채널A뉴스 조현선입니다.

chs0721@donga.com
영상편집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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